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해양 포유류 보호를 위한 새로운 규정이 내년 1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고래, 돌고래, 물개 등 위협받는 해양 포유류를 보호하기 위해 부수 어획(Bycatch)과 관련된 해산물 수입을 금지한다.
이번 조치는 수개월 간의 캠페인 끝에 이루어진 합의로, 미국 보존 단체들이 외국 수역에서의 해산물 수입을 규제함으로써 이들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수 포획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 합의는 미국 국제무역법원에서 이뤄졌으며, 자연자원보호협회(NRDC), 생물다양성센터, 동물복지연구소가 미국 상무부, 국립해양어업청, 재무부,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결과다. 소송의 주된 목적은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해산물과 관련된 해양 포유류의 부수 포획을 줄이는 것이었다.
NRDC의 수석 변호사 잭 스미스(Zak Smith)는 "이번 합의는 부수 포획으로 고통받는 위협받는 해양 포유류에게 일부 구제를 보장하고, 해양 포유류를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어부들에게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소비하는 해산물이 그들이 사랑하는 고래와 돌고래를 불필요하게 죽이지 않는다는 더 큰 확신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전 세계에서 65만 마리 이상의 고래, 돌고래 및 기타 해양 포유류가 상업 어업의 부수 포획으로 인해 죽고 있다. 이들은 어망에 잡혀 익사하거나 부상으로 인해 바다에 던져져 죽게 된다. 부수 포획은 현재 전 세계 해양 포유류 개체군에 대한 가장 큰 보존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생물다양성센터의 국제 프로그램 이사인 사라 울레만(Sarah Uhlemann)은 “다른 국가들이 드디어 고래와 돌고래가 어망에 얽히지 않도록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한다”며 “부수 어획은 이 동물들의 생존에 큰 위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미국은 막대한 해산물 시장을 활용해 세계의 바다를 돕는 힘이 있으며, 이제 시작할 때”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해산물 수입국으로, 매년 255억 달러 이상의 해산물 제품을 130개 이상의 국가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 중 약 80%는 수입된 것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중국, 노르웨이, 에콰도르, 칠레 및 인도에서 들어온다.
1972년 이후 미국 해양 포유류 보호법은 수출 국가가 미국 어부에게 적용되는 동일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한 해산물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이 법안의 시행은 2016년까지 지연됐고, 비준수 해산물의 금지도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동물복지연구소의 해양 야생동물 프로그램 이사이자 수석 변호사인 조지아 핸콕(Georgia Hancock)은 “이 합의는 해양 포유류 복지를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부수 포획은 해양 포유류 개체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동물 복지 문제를 야기한다. 어망에 얽힌 대부분의 동물은 익사로 죽지만, 탈출한 동물들은 종종 오랜 부상을 겪으며, 상처, 골절 또는 절단과 같은 부상을 입고 얽힌 지 몇 주 또는 몇 달 후에 죽는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