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글로벌 일용소비재(FMCG) 기업들이 석유 화학 회사와 결탁해 플라스틱 생산 확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기후위기가 가속화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보고서 '기후위기의 공범, 일회용 플라스틱: 거대 석유회사의 플라스틱 생산 확대를 부채질하는 일용 소비재 기업들'을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거대 글로벌 소비재 기업(Fast Moving Consumer Goods - FMCG)이 어떻게 공급 사슬 전반에 걸쳐 화석연료 기업과 연결돼 있는지를 밝히는 내용이다.
그린피스는 해당 보고서에서 일용소비재 기업인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 몬델리즈, 다농, 유니레버, 콜게이트 팔모라이브, 프록터 앤 갬블, 마즈 등이 어떻게 플라스틱 생산 확대에 기여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모두는 엑슨모빌(ExxonMobil), 쉘(Shell)과 같이 잘 알려진 거대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플라스틱 합성수지 또는 포장재를 구매하고 있었고, 석유화학기업과 결탁해 일회용 포장재를 제한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활동을 펼쳐왔음이 밝혀졌다.
그린피스의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인을 이끄는 그레이엄 포브스(Graham Forbes)는 “많은 글로벌 일용소비재 기업이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화석연료 산업과 결탁해 있다”며, “이들 기업 중 누구도 자사 플라스틱의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기업들은 플라스틱 생산 증가와 기후위기 가속화에 미치는 자신들의 영향을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일까?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계속 증가 추세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 협회인 플라스틱스유럽(Plastics Europe)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8년보다 800만 톤 증가한 3억 6700만 톤에 달했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5년과 대비해 2030~2035년에 두 배, 2050년에는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99%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석유 및 가스 추출·정제, 분해, 소각 전 단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플라스틱 수명 전 주기에 걸쳐 배출되는 탄소량은 500 메가와트 용량의 석탄 화력발전소 200개의 탄소배출량과 맞먹을 정도다.
따라서 보고서는 플라스틱 생산이 이대로 계속 증가할 경우 플라스틱 전 수명 주기에 걸쳐 배출되는 2030년 온실가스 총량은 2019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13억 4000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전 세계 지역 분포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 생산 지역은 아시아·북미·유럽에 집중해 있고 그 중에서도 전 세계 플라스틱의 51%를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중 중국이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의 31%를 차지했고 한국 또한 신규 석유 분해 시설이 완공되는 점을 미루어보아 플라스틱 생산을 주도하는 국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염정훈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전 지구적인 플라스틱 위기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글로벌 일용소비재 기업뿐 아니라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 일용소비재 기업도 하루빨리 시스템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캠페이너는 “친환경 홍보를 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의 실제 플라스틱 감축량을 살펴보면 연간 생산량 대비 평균 5% 내외에 그친다.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친환경 행보가 결코 친환경이 될 수 없는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