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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지구가 운다] 혹독한 기후변화 현실에 속수무책…진흙범벅 남극 펭귄

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0.85도나 올랐다. 겨우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이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아주 작은 기온 변화도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과학자가 밝혀냈다. 인간이 자초한 재앙, 이 시각 지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편집자주]

 

 

지난 2월 남극이 영상 20도를 기록하면서 펭귄 무리가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아델리 펭귄들이 모여 사는 시모어섬은 얼음이 전부 녹아버렸다. 눈보다 비 오는 날이 더 많아진 남극, 펭귄의 멸종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탄소배출이라는 암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보도한 사진 속 펭귄의 외모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성체, 새끼 모두 온통 진흙과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다. 남극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자 진흙이 드러나고 배설물이 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면서 남극의 빙하는 급속도로 녹고 있다. 특히 남극 시모어섬의 경우 얼음이 완전히 녹아내렸고 이에 따라 펭귄들이 잇달아 사망하고 있다. 살아남은 펭귄도 더 이상의 생존이 불투명하다.

 

 

펭귄 사진을 촬영한 네덜란드 포토그래퍼 프랜스 랜팅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과 얼음이 녹하 진흙이 됐다. 아델리 펭귄들이 기후위기가 불러온 새로운 현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진흙투성이가 된 새끼 펭귄을 걱정했다. 새끼 펭귄의 깃털에는 방수 기능이 없다. 이렇게 진흙이 묻은 채 젖은 상태로 노출되면 저체온증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지구온난화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는 동물로 북극곰과 펭귄이 손꼽힌다. 특히 새끼 펭귄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남극에는 눈보다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졌다. 혹한과 폭우가 함께 이어지자 새끼 펭귄들이 동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어미 펭귄이 먹이를 구하러 갔거나 먼저 세상을 떠난 경우 새끼 펭귄은 홀로 기후변화를 겪다가 사망하게 된다.

 

다가오는 4월 25일은 ‘세계 펭귄의 날(World Penguin Day)’이다. 남극의 펭귄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맞춰 펭귄을 보호하자는 의미에서 지정됐다. 해양환경단체 ‘OCEANITES’에 따르면, 2017년 지구상에는 펭귄 약 1,200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었다.

 

탐험가와 과학자들은 펭귄 멸종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남극조사단(BAS)은 기후변화로 남극에 무리를 이루고 살던 황제펭귄의 개체수가 최근 3년 동안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경고했다. 펭귄의 멸종을 앞당기는 것은 지구온난화뿐만이 아니다. 펭귄의 주요 먹이인 크릴새우 감소도 치명타가 됐다.

 

빙하가 녹으며 크릴새우의 먹이가 크게 감소한 데다 크릴새우 조업이 남극 해역에 집중되면서 크릴새우 개체수가 급감한 것이다. 2019년 국내에도 크릴오일 영양제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는 더 이상 크릴오일을 먹지 않을 것을 호소했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그린피스 등 단체들은 남극해 보호 메시지를 전했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훼손되는 남극해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 남극 빙하 녹으면 온실가스 다량 방출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의 얼음이 녹은 것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서식지 파괴로 남극의 동물들이 목숨을 잃는 것에 이어 2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남극해의 해빙에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과 미국 하와이대학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심해에 이산화탄소가 가둬져 있다고 발표했다. 공동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78만 4000년 전 빙하기 시대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저장하고 있다.

 

빙하기에 기온이 떨어져 해빙이 만들어지면 남은 바닷물은 짠 염수가 된다. 염분이 높고 차가운 물은 밀도가 커서 바다에 가라앉아 남극 심층수를 형성하게 됐다. 평상시에는 심층수가 바다 위로 올라오면서 심해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될 수 있다. 빙하기에는 바다의 표층을 덮은 해빙에 가로막혀 이산화탄소를 내보내지 못하고 머금게 됐다는 이유다. 빙하기에는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 차가 커지면서 탄소 교환은 줄어들고 심층수는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가두게 됐다.

 

남극해에는 대기가 보유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저장량의 60배에 달하는 거대한 양의 탄소가 저장된 남극 심층수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 심층수가 보유한 엄청난 양의 탄소가 폭발적으로 방출된다.

비영리단체 서울클라이밋세이브는 “당장 모든 화석연료의 개발과 채취 및 사용을 멈춰야 하고, 공장식 축산업과 기업식 사료 농업을 비롯한 과잉생산의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는 태양열에너지나 풍력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사활을 걸어야 하고 국민은 육류, 유제품 소비를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채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이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구입하지 않는 수준으로 소비를 억제하고 수입품과 공산품의 과잉소비를 근절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와 모든 동식물은 지구에서 지속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의 임계점이 이미 코앞에 다다랐을 정도로 위기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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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