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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국내 슈퍼 태풍 잦아진 이유 ‘지구온난화’ 때문?

지난여름 호우 피해를 추스를 새도 없이 태풍이 잇따라 북상했다. 비바람에 공사장 펜스가 뜯겨 나가고 상가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났다. 2020년 9호 태풍 마이삭, 2019년 13호 태풍 ‘링링’과 ‘미탁’ 등 초강력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역대급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 슈퍼 태풍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1분 평균 풍속 기준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이 초속 67m 이상인 경우 ‘슈퍼태풍’이라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슈퍼 태풍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의 악셀 팀머만 단장이자 부산대 석학 교수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50% 가량 증가하며, 약한 태풍의 발생은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2019년 4월부터 가동 시작한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른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해서 얻은 결과다.

 

태풍과 허리케인을 포함한 열대저기압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경제적으로도 피해가 큰 기상재해다. 매년 수백만 명이 열대저기압으로 피해를 입지만,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여 년간 기후모형 시뮬레이션 연구는 주로 격자 간격이 큰(약 100km 이상)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왔다. 지구를 3차원적으로 격자화해 물리 및 역학 방정식을 이용해 격자점에서의 기후 변동을 예측하는 도구다. 격자 간격이 조밀할수록 시뮬레이션 정확도가 높아진다. 그동안 열대저기압과 같은 작은 규모의 대기와 해양 간 상호작용이 상세히 시뮬레이션 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제기됐다.

 

 

IBS 연구진은 알레프를 이용해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km와 10km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태풍·강수 등 규모가 작은 여러 기상 및 기후 과정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된 미래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결과로 손꼽힌다. 생성된 데이터 용량은 1TB 하드디스크 2000개에 달한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적도 및 아열대 지역에서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욱 빠르게 가열돼 기존에 있던 대규모 상승 기류(해들리 순환)를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가 감소한다. 

 

반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약 50% 커진다.

 

다만,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는 경우에는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증가시킨 경우에 비해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증가해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했다.

 

공동 저자인 이순선 연구위원은 “시뮬레이션 된 미래 열대저기압 변화가 최근 30년간 기후 관측 자료에서 발견된 추세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지구 온난화가 이미 현재 기후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미래 열대저기압 상륙에 의한 해안 지대의 극한 홍수 위험이 높아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2016년 미국 MIT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지난 30년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0.5도 상승하면서 폭풍의 위력도 2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항공우주국(NASA)도 2017년 미국을 강타한 하비가 평균 위력과 비교해 30% 이상 더 강한 폭풍과 강수량을 동반했는데, 그 이유를 지구온난화로 지목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2015~2019 지구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은 역사상 가장 더웠다. 2015~2019년 세계 평균 기온은 이전 5년 평균보다 0.2도 높으며 산업혁명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도 높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9년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410ppm을 넘어섰다. 2018년보다 2.6ppm 더 높아진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안면도 기후변화 감시소에서 분석한 결과 2019년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417.9ppm으로 세계 평균치보다 7ppm 이상 높다. 한반도를 강타하는 초강력 태풍이 잦아진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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