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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려면 ‘식품업체’부터 달라져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면 개개인의 노력은 물론 기업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플라스틱 사용량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비닐봉지는 일 년에 235억 장(46만 9200톤)으로 한반도의 70%를 뒤덮고도 남는다. 일 년간 소비하는 플라스틱 컵은 33억 개로 4만 5900톤에 달한다. 일 년간 사용하는 페트병 49억 개를 늘어놓으면 지구를 10.6바퀴나 돌 수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 ‘분리수거’ 명목으로 내놓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상당하다. 일주일만 버리지 못해도 수북하게 쌓인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가정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폐기물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우리 집 플라스틱 어디서 왔니’ 보고서로 발표했다. 

 

 

◆ 가정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중 71.5%가 식품 포장 

 

 

그린피스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260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사와 제품군, 종류, 수량 등이 모두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가정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71.5%가 식품 포장재였다. 260가구는 일주일간 총 일회용 플라스틱 1만6629개를 배출했는데 그중에서 식품 포장재가 1만1888개였다. 

 

플라스틱 쓰레기 10개 중 7개는 식품 포장인 셈으로 이제 플라스틱이 없는 식탁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그 뒤를 잇는 것이 화장품이나 세안용품 등 생활용품 포장재로 8.7%였으며 배달용기가 7.5%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식품 품목별로 살펴보면, 음료와 유제품류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총 4504개 배출로 비중은 37.9%였다. 이어서 과자·간식·디저트류 2777개(23.4%), 면류 및 장기보관식품 1255개(10.6%)가 뒤를 이었다. 

 

식품 플라스틱 폐기물의 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은 비닐류(OTHER)였다. 4778개가 배출되며 식품 포장재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30.2%를 차지했다. 페트(PET)가 1728개로 14.5%, 비닐류(PP)가 1356개로 11.4%였다.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이 많은 상위 10위 식음료 제조사는 △동원F&B △농심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오리온△남양유업이었다. 

 

식품 품목별로 살펴보면 음료류에서는 롯데칠성음료(11.1%), 동원F&B(9.5%),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5.6%) 3개 업체가 쓰레기 배출 25% 이상을 차지했다. 음료류는 특히 생수 제품으로 인해 플라스틱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간편식(HMR)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목해야 할 부문이다. 가정간편식 판매가 늘면서 이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도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24.4%), 오뚜기(11.8%), 동원F&B(8.4%)가 배출량 상위 3개 제조사였다. 

 

과자·간식·디저트류는 롯데제과가 14.0%로 1위를 기록했으며 면류 및 장기보관식품은 농심이 31.9%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조미류 및 양념류는 대상(청정원) 15.2%, 오뚜기 13.3%, CJ제일제당 9.5%로 상위 3개 제조사로 꼽혔다. 신선식품은 플라스틱 배출량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분산됐다. 풀무원(7.3%), 이마트(6.9%), 농협(9%)이 상위 3개 업체였다. 

 

◆ ‘플라스틱 쓰레기’ 기업이 나서야 하는 이유 

 

과대포장 및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이 상당 부분 나타났다. 낱개 포장된 제품의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이 총 3031개로 그중에서도 과자·간식·디저트가 44%를 차지했다. 이중, 삼중의 낱개 포장은 불필요한 포장재 사용을 부추기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중, 삼중의 포장이 마냥 편하지는 않다. 일일이 포장재를 뜯고 분리 배출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기업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대안도 제공하지 않는다. 사실상 소비자는 플라스틱 사용을 강요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에게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있어 가장 책임이 크다고 느낀 제조사가 어디입니까”라고 질문하자 가장 많은 이가 "CJ제일제당"이라고 답했다. 

 

그린피스는 “제조사가 플라스틱 배출에 일차적 책임이 있음을 밝혀냈다. 품목별 시장점유율 순위와 배출량 순위가 유사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정 회사의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이에 비례해 플라스틱 포장재 배출량도 늘어나는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조사부터 플라스틱 감축에 앞장서야 한다. 

 

 

비닐로 된 라벨을 사용하지 않고 페트병 자체에 음각 형태로 브랜드를 새겨 넣은 생수를 선보인 롯데칠성음료는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드로 라벨을 붙이는 기존 페트병은 화학물질 혼입 가능성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이 제품은 라벨을 떼어낼 필요 없이 음용 후 바로 분리수거가 가능할 뿐 아니라 포장재 절감과 페트병 재활용 효율을 높였다. 

 

2019년 한 해에 플라스틱 제조 및 분해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석탄 발전소 189개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플라스틱 폐기물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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