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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그 많던 꿀벌은 어디로 갔을까

벌은 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 순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예언이 나올 정도다.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에서 멸종된다면 인간도 4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곤충도 꽃가루를 옮기기는 하지만 꿀벌만큼 효율적이지는 못하다. 꿀벌은 식물의 번식체계를 풍매화에서 충매화로 바꾼 혁혁한 공을 세웠다. 

 

 

문제는 다양한 이유로 꿀벌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미국에 사는 한 양봉업자가 자신이 소유한 벌통 가운데 400개 벌통에서 벌이 단 한 마리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해당 양봉업자만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부터 양봉인들 사이에서 이 같은 ‘벌집 군집 붕괴 현상’이 대두됐다. 이에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 세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한 대규모 벌집 군집 붕괴가 발생했다.

 

미국 양봉업자의 벌들은 매년 2월이면 캘리포니아 아몬드 나무를 시작으로 3월에는 플로리다주 감귤나무 수분을 돕는다. 4~5월에는 펜실베니아주 사과나무, 6월에는 메인주 블루베리, 7월에는 펜실베니아주에서 호박 수분을 돕는 식이다. 이처럼 꿀을 선사하는 꿀벌은 다양한 먹거리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존재다. 쉼 없이 꽃을 오가는 꿀벌 한 마리가 인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벌이 사라지자 환경전문가들은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런저런 조사와 연구를 해봤지만 벌이 사라지는 원인을 명백하게 규명하지는 못했다. 일단 뚜렷한 원인으로는 ‘농약’이 지목됐다. 살충제가 꿀벌을 몰살시켰다는 주장이다.

 

 

당시 문제가 된 네오니코니노이드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는 저독성으로 개발 당시에는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충격은 배가됐다. 해충만 없앤다고 생각했던 살충제가 꿀벌을 죽인 것은 물론 식물 조직에 스며들어 인간에게도 독성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에서는 해당 농약 사용의 금지법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벌집 군집 붕괴 현상의 원인으로 꼽히는 부분은 서식지 파괴, 기생 진드기, 질병, 오염, 바이러스, 전자파 등이다. 또 태양 흑점의 활동이 벌들의 방향 감각에 영향을 미쳐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울러 온도 변화에 민감한 꿀벌이 이상기후나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유리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과정생 등 우리나라와 중국 연구진은 대기오염이 꿀벌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꿀벌은 태양을 나침반 삼아 비행하는데 대기오염물질이 빛을 흐트러뜨려 집을 찾기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연구자들은 황사가 덮쳤을 때 꿀벌이 벌통에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71% 증가했음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렇다면 지구 생태계 대들보 역할을 하는 꿀벌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전문가들은 지구상에서 꿀벌이 100% 사라진다면 식량난과 영양실조로 수많은 인류가 사망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2015년 하버드 공중보건대 사무엘 S 마이어 교수 연구팀은 영국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연구보고를 통해 꿀벌이 멸종되면 1년에 약 142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꿀벌 멸종 시 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 22.9%, 채소 생산량 16.3%, 견과류 생산량 22.9%가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과일, 채소 등이 급감하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에 세계적인 식량난이 발생하고 다수가 기아로 사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을 사료로 먹는 가축 수도 감소하기 때문에 낙농제품, 육류 등 식품군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꿀벌이 우리 식탁에 수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생산 중 70%가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꿀벌이 전 세계 식량 재배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37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꿀벌의 멸종이 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수없이 경고하고 있다.

 

이도원 서울대 생태학과 명예교수는 “꿀벌과 야생벌 감소는 벌이 결실을 돕는 식물다양성 감소와 멸종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풍경을 단조롭게 만든다”며 “피나무 등 꽃이 많은 종을 육종개량해 수종 갱신 때 도시조경수로 장려하고 토양수분을 유지하는 사업을 벌여 벌 활동과 함께 탄소 흡수를 높이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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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아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입니다. 신선한 뉴스, 잘 차려드릴게요!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2021년도 인터넷신문위원회 저널리즘 이슈포럼' 교육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