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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바다사자와 물개서 독성물질 검출…"바다생물 멸종 앞당겨지나"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멸종위기에 처한 호주 바다사자와 물개에게서 소방 화학물질이 발견됐다.

 

지난 10일 시드니대학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 정부는 소방당국에서 금지한 화학물질이 바다사자와 새끼 물개에게서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 40여 년간 기생충감염과 결핵으로 바다사자의 개체수는 60% 이상 감소했다. 이번 화학물질로 바다생물의 멸종이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시드니대학, 국립측정연구소, 필립 아일랜드 네이처파크스 연구진인 빅토리아와 공동으로 조사를 실시한 끝에 해양동물에게서 화학물질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종합환경과학 학술지에 발표했다.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는 어린 새끼와 성체에게서도 검출됐다. 연구팀은 화학물질이 임신한 어미에게서 새끼로 옮겨갔을 것으로 추측했다.

 

 

PFAS는 암 유발, 생식기 및 발달 결함, 내분비 장애, 면역체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오염된 공기나 토양 및 물, PFAS가 포함된 제품을 통해 노출될 수 있다. 주로 화재진압 시 사용되는 소화약제와 얼룩방지제, 광택제, 페인트에 사용된다. 화재진압 시 고농도의 PFAS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수돗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

 

2020년 미국 FDA는 PFAS를 고위험물질로 규정하고 사용을 금지했다. 2015년 하버드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97% 미국인의 혈액에서 PFAS가 검출됐다.

 

시드니대학 연구진은 바다사자와 물개가 물고기, 갑각류, 문어, 오징어 등을 섭취해 PFAS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2018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는 PFAS가 포함된 소화약제 사용을 금지했지만, 여전히 PFAS는 여러 곳에서 검출되고 있다. 가령 빅토리아주에서는 PFAS 사용을 금지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호주에서 바다사자와 물개에게서 검출된 PFAS 농도를 보고한 첫 번째 사례다. PFAS는 남방해달과 잔점박이물범을 포함해 북반구 해양포유류에게서 모두 비슷하게 검출됐다. 다만, 어린 새끼에게서 고농도의 PFAS가 검출됐다. 이에 대해 시드니수의대학 공동 연구 책임자 레이챌 그레이 박사는 “임신 중이나 산모에게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PFAS는 새끼 면역체계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FAS가 각각의 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조사할 수는 없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호주 바다사자는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돼 있고, 물개도 개체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개체수를 보존하려면 화학물질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개나 바다사자는 물론 해양 포유동물이 속한 먹이사슬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레이 박사는 “PFAS는 체내에 오래 지속된다. 먹이사슬의 다른 동물들도 PFAS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인간 또한 PFAS 노출에 자유롭지 않다. PFAS로 오염된 해산물을 먹거나 물을 마실 수 있다. 심지어 PFAS가 스며든 토양에서 자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PFAS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즉 바다사자와 같은 지역 토착 멸종위기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다.

 

이번에 독성물질이 검출된 호주의 바다사자는 하우트먼애브로홀스제도, 페이지스제도에 이르기까지 호주 해역에서 유일하게 발견되는 기각류다. 기각류는 지느러미 발을 갖춘 해양포유류다.

 

2006년부터 2010년 패혈증과 뇌막염으로 뉴질랜드 바다사자의 58% 사망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개체수가 적으면 치명적인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 기생충 감염 위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화학물질 PFAS 검출은 또 다른 생존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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