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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우리가 몰랐던 예술 속 '동물의 희생'

[비건뉴스 서인홍 기자] 바쁜 현대인들에게 예술은 안식처가 된다. 가까운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거나, 클래식 음악을 찾아 듣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따뜻한 여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안식처가 되는 예술에 동물의 희생이 포함돼 있다면 어떨까?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지만 그림을 그리는 미술용품에도,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도 동물성 원료가 필수적으로 포함돼 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는 동물성 원료로 만들어진다. 수채화에 사용되는 물감에는 황소 담즙, 벌꿀 등의 첨가제가 사용되며 붓은 토끼, 다람쥐, 사슴, 여우 등 다양한 동물의 털로 만들어진다.

 

그림의 밑바탕이 되는 캔버스에도 동물성 원료가 빠지지 않는다. 캔버스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물감을 선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칠하는 젯소는 석고가루와 아교를 섞어 만든다. 아교는 동물성 접착제로 주로 토끼나 소의 가죽, 뼈, 창자로 만든다. 켈리그라피에 주로 사용되는 인디아 잉크(India ink)는 으깬 벌레로 만들어졌으며 오일 파스텔은 밀랍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조개껍데기로 한국화에 사용되는 흰색 안료인 호분(胡粉)을 만든다.

 

미대생인 김 모 씨는 “최근에는 인조모를 혼합해 만든 붓이 보편화돼 있지만, 동물의 털로 만든 붓이 더욱 고급 붓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다람쥐 모(毛), 토끼 모(毛) 등 동물의 털로만 만들어진 붓은 ‘천연 붓’이라는 이름으로 달고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도 마찬가지다.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는 동물성 재료의 집약체다. 활의 뼈대는 코끼리의 상아, 동물의 뼈로 만들며, 활 털을 고정하는 슬라이드는 조개껍데기가 주재료가 된다. 활 털은 말총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악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접착제는 미술용품에서도 사용됐던 아교가 사용된다.

 

악기도 음악과 마찬가지로 동물성 재료가 더 많이 포함된 현악기일수록 고급 현악기로 인식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현악기의 현을 만들던 재료인 양의 창자를 건조해 만든 거트(gut) 현은 음색을 더욱 따뜻하고 풍부하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동물성 제품을 배제하는 ‘비거니즘’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에 동물성 원료가 필수적이었던 미술 도구와 현악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윈저앤뉴튼 (WINSOR & NEWTON), 달러로니(Daler Rowney) 등 해외 유명 물감 회사들은 동물성 원료가 일절 포함돼 있지 않은 물감과 종이, 붓 등을 판매 중이다. 식물성 지방과 왁스로 만든 오일 파스텔, 합성인조모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추출한 동물 털을 사용한 붓, 아교 대신 식물성 바인더를 사용한 젯소 등이 존재한다.


 

 

한편 현악기의 활을 제작하는 회사인 코러스(Coruss)는 비건 활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이들이 만든 비건 코러스 활은 말총 대신 합성 섬유를 사용해 만든 활 털에 여러 가지 색상을 염색해 특이함을 더했으며 활의 몸체는 탄소 섬유와 수지로 만들었다. 동물성 원료로 만든 활보다 비건 활의 경우 습도나 열의 영향을 받지 않아 악기의 장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최대 7배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활 털을 자주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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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