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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패션업계의 달콤한 거짓말 ‘그린워싱’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패션업계와 환경오염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패스트패션’의 경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혀왔을 정도로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패스트패션은 저렴하면서도 유행을 선도하는 의류를 빠른 속도로 생산하는 패션 산업을 일컫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만큼 대량 생산과 대량 폐기로 이어지는데 이는 환경오염에 심각한 위협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버려진 옷들이 연간 약 330억 벌에 달한다. 버려진 옷의 상당수는 개발도상국으로 넘겨지게 되는데 칠레 사막에는 이렇게 전 세계의 버려진 옷으로 산이 만들어졌을 정도다.

 

‘환경 빌런’으로 지목되는 패스트패션조차도 최근 비거니즘이 유행하기 시작하자 착한 가면을 쓰기 시작했다. 패스트패션을 대표하는 SPA브랜드들은 ‘지속 가능성’을 내세워 오가닉, 그린, 친환경, 비건 등의 문구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스웨덴의 글로벌 SPA브랜드 H&M은 ‘컨셔스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을 론칭해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해당 제품들이 ‘지속 가능하다’고 소개하며 일반 제품보다 비싼 값을 책정해 판매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그린워싱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혐의로 뉴욕 시민의 집단 소송을 당해 미국 뉴욕 연방 법원 법정에 서게 됐다. 이들이 친환경 라인이라고 선보이고 있는 ‘컨셔스 컬렉션’의 제품이 일반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환경친화적이라는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사에 따르면 해당 컬렉션의 제품들은 일반 제품들에 비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체인징마켓파운데이션에 따르면 H&M의 친환경 ‘컨셔스 컬렉션’의 일반 드레스에 비해 물 사용을 20% 절약했다는 제품의 경우 실제는 20% 더 사용했고, 재활용 솔루션도 존재하지 않았다. 친환경 ‘컨셔스 컬렉션’ 제품의 합성섬유 혼용률은 72%로 일반 제품의 혼용률보다 심지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소송으로 H&M 등 많은 패션 기업들이 지속 가능 패션의 구체적인 지표로 삼아 활용해온 힉 인덱스(Higg Index)마저도 신뢰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결국 사용이 중단됐다.

 

이렇듯 패션업계는 ‘그린워싱’이 만연하고 있다. 합성피혁 제품에 비건 백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고 있으며 소재의 단 몇 퍼센트를 재활용 소재로 사용했다고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얼마 전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비건 패션’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의 내용인즉슨 패션업계에 최근 비건 패션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동물의 희생이 없이 만든 비건 가방 등을 애용하자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에는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가방보다 비건 가방을 들자는 게시글의 취지에 동의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정확히 비건 가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의견이 분분했다.

 

동물의 가죽이 사용되지 않은 모든 제품을 ‘비건’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이들과 또 몇몇 이들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한 제품이 아닌 모든 제품에 ‘비건’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합성 피혁 등은 동물의 가죽만큼이나 지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러한 속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듯했다. 업체에서 ‘비건 가방’이라고 파니 환경에 좋은 줄 알았다는 거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이 모든 기만행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임수를 간파하고 진짜 친환경 제품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까? 아니다. 법적인 규제와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친환경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영국의 경쟁감시당국인 CMA(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는 패스트패션의 그린워싱에 칼을 빼 들었다. 그린워싱 퇴치 목적의 가이드라인으로 13개 항목의 ‘그린 클레임 코드(Green Claims Code)’를 발표한 것이다. 이 밖에도 이들은 7월부터 Asos, Boohoo 및 George at Asda 등 패션 브랜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그들이 제품을 환경친화적으로 마케팅하는 방식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조사는 최대 2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션업계의 그린워싱 퇴치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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