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육류와 유제품 등 식량 생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파리기후협약 임계점인 1.5도를 넘어선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6일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미국 컬럼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 플로리다 대학(University of Florida),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연구는 식량 생산에서 배출되는 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계속된다면 금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를 최소 1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화석 연료를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배제하더라도 식품 시스템의 배출량으로만 지구 온도가 1.5도 임계점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94가지 식품과 개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소와 양, 반추동물과 같은 가축, 유제품, 쌀이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출처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각 식품의 온실가스 기여도 중 최소 19%를 차지하며 육류가 33%로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온실가스 가운데서도 메탄에 주목했다. 반추동물이 트림과 방귀로 내뿜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8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구원들은 2030년까지 메탄이 온실가스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현재 소비 패턴을 기반으로 각 유형의 식품에서 생성되는 세 가지 주요 온실가스를 계산하고 다섯 가지 인구 예측을 기반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스별로 연간 배출량을 조정했다. 그런 다음 기후 변화에 대한 유엔 패널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후 모델을 사용해 이러한 배출이 지표 기온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델링 했다.
그 결과 식량 생산이 지금의 상태로 지속된다면 전 세계 인구 증가가 낮을 경우에는 2100년까지 0.7도까지 상승하며 인구 증가가 높을 경우 0.9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2021년까지 이미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도 이상의 온난화에 도달했기 때문에 식량 시스템에서의 온난화만으로도 1.5도 지구 온난화 목표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캐서린 이바노비치(Catherine Ivanovich) 컬럼비아 대학 기후학자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시사점은 메탄 배출이 식품 부문과 관련된 미래 온난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지금의 식량 패턴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1.5도 임계점에 도달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메탄 배출이 높은 식품군을 줄여야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금이라도 식량 생산과 소비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지구 온도 상승 효과를 5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부유한 국가의 육류 소비를 의학적으로 권장하는 수준으로 줄이고, 가축과 가축 분뇨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식품 시스템에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등의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메레디스 나일스(Meredith Niles) 버몬트 대학 교수(University of Vermont)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는 식량이 파리 협정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라면서 “식량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결국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