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日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무엇이 문제인가

2021.04.26 18:07:39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방사능 오염수를 육상 저장탱크(137만t)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내년 10월쯤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기준 123만t 규모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해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춰20~30년에 걸쳐 태평양에 배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하루 160~170t씩 나오다가 올해는 다소 줄어 140t씩 발생하고 있다.

 

발생한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62종 방사능 오염물질을 정화했다고 주장하지만, 발암물질로 불리는 ‘삼중수소’(트리튬), 세슘137, 스트룐튬90, 요오드129 그리고 탄소14 등은 제거가 안 된 것으로 판명됐다. 이대로 해양방류를 강행한다면 해양 환경 파괴에 따른 주변국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최대쟁점이 되는 오염수 성분은 삼중수소다. 일본 오염수에 함유된 삼중수소 총량은 약 860조 베크렐이고 리터당 73만 베크렐로 추산되고 있다. 1베크렐(1 Bq/l)은 방사능 활동의 양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 단위로, 1초에 방사성 붕괴가 한 번 일어날 때 1베크렐로 규정한다.

 

삼중수소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도 제거가 안 된다. 반감기는 12.3년이며 생물의 체내에 유입되면 생물학적 반감기가 7일에서 14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삼중수소가 인체에 들어오면 베타선이라는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핵종전환이라는 피해를 일으킨다. 인체에 물 상태로 들어온 삼중수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DNA, RNA 등의 구성요소가 된다. 원래 존재하던 정상적인 수소 대신 삼중수소가 핵붕괴(베타붕괴)를 하면 베타선 하나를 내놓는 동시에 이 삼중수소는 헬륨으로 바뀐다. 결과적으로 인체구성 물질 분자에 원래 있어서는 안 되는 헬륨이 수소 대신 끼어들게 되면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유전자 등 물질의 구조에 변형이 오고 본래 가진 기능을 잃게 된다. 

 

또 고농도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다른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해양오염과 함께 생선 등 해산물로 방사능 물질이 축적돼 먹거리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방사성리스크위원회(ECRR)에서는 저농도 삼중수소라도 체내 유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세포사멸, DNA 등 유전적 손상, 생식기능 저해 등의 위험성이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삼중수소의 인체 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을 이용한 실험실 연구는 삼중수소가 배아나 태아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또 일반인 피폭 수준보다 수백만 배 이상의 선량으로 전달될 경우 유전학적 영향, 생식 영향, 세포사를 유발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오염수 내에 ‘탄소-14’라는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했다. 탄소-14는 고위험 핵종으로 원자로 가동 중 생성되는 주요 방사성 물질인데 반감기가 5730년이며 베타 방사선을 방출해 생물에 쉽게 축적된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2차 처리로 방사성 물질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중수소와 탄소-14는 각각 물과 탄소 분자에 결합해 빠르게 치환되기 때문에 정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탄소-14는 흡입 시 폐를 통해 빠르게 체내 조직으로 유입된다. 프랑스 원자력안전방사선방호연구소(IRSN)는 탄소-14가 인체와 동물의 세포 조직과 반응해 유전적 돌연변이를 일으킨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슘볼은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이후 7년이 지난 2018년 3월 6일 일본에서 세슘이 유리와 결합된 것을 뜻한다. 크기는 1㎛(마이크로미터·0.001mm에 해당) 이하 미립자에서 최대 0.5mm 정도까지 다양하며 최초로 확인된 것이 동근 공 모양이었기 때문에 ‘세슘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세슘볼은 수용성 물질인 일반 세슘과는 성질이 판이하다. 특히 다른 체내 축적이 가능한데 어디 소화기관 사이에 끼이면 영원히 그 자리에서 생명체가 죽을 때까지 방사능을 내뿜는 ‘변종 세슘’이 등장해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아울러 지구에 방출된 스트론튬90(Sr-90)의 대부분(~600PBq)은 20세기에 이뤄진 핵실험에서 나왔다. 또 1986년에 일어난 구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10PBq),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서도 Sr-90이(~0.1-1.0PBq) 방출됐다. 

 

상술한 것처럼 스트론튬90의 반감기는 약 29년으로 긴 데다가 체내에서 칼슘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뼈 등에 축적돼 혈액암 위험을 높이고 성장기 어린이·청소년에게 특히 유해하다.

 

또 오랜 기간에 걸친 토양오염도 야기한다. 스트론튬-90이 자연계에 방출돼도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농도에 따라 300년~900년이나 보관해야 한다.

 

요오드-129는 반감기가 1570만년이고 핵원자로 가동 중 우라늄 핵분열로 생성 되거나 핵무기 폭발 시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에 의해 만들어 진다. 가스형태 또는 물이나 음식을 통해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면 갑상선 결절이나 암이 발병하기도 한다. 특히 갑상선에 흡수돼 갑상선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ALPS를 통해 제거되지 않은 리터당 평균 73만 베크렐의 삼중수소 방사선량을 자국 허용치 기준(리터당 6만 ㏃)에 40분의 1 수준인 리터당 1500㏃로 희석해 20~30년 동안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쿄전력 관계자는 제거가 안 되는 탄소-14는 농도가 기준 이하라고 주장한다. 참고로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빗물, 인체 등 모든 곳에 포함돼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인 리터당 4만 ㏃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이 때문에 방사성 농도가 단기간 허용 기준치 이하일 경우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볼 수 있고 해양으로 방출된 오염수는 바닷물과 끊임없이 섞이면서 농도는 더욱 낮아진다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가 사고 후 10년이 지나서야 알프스 장비로 제거되지 않은 방사성 물질이 오염수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인한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삼중수소가 아니라 정말 큰 문제가 되는 방사성 물질들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상태로 해상방류를 하게 되면 방류하는 오염수의 양, 계절별로 다른 해류의 움직임으로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각에서는 200여일 후 도착설을 제기할 정도다. 우리 정부는 4~5년 도달 가능성을 정설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반대여론까지 무시하면서 해양방출을 결정했다. 이에 가까운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유엔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는 환경에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태평양 방류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성명을 일본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일본의 결정이 국제안전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태평양 연안국을 대상으로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해양방출을 저지하는 외교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인홍 기자 desk@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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