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주목하고 있다. 얼마 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서도 전 세계 200개국이 모여 탄소를 줄이기 위한 의논이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8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탄소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말 그대로 생산단계부터 소비까지 탄소 배출량이 제로인 '그린 수소'나 '태양광' 개발을 통해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탄소상쇄를 이루는 것이다. 영어로는 카본 오프셋(Carbon offsets)이라고 불리는데 사전에는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만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하거나 환경기금에 투자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가능한 탄소를 내뿜지 않는 활동을 하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탄소에 대해서는 배출량에 상응하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투자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구매하고 나무를 심는 등의 행위로 탄소를 상쇄시키는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이 탄소상쇄전략은 특히 항공부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처음 시작된 탄소 오프셋 프로그램은 여행객들이 선택적으로 항공사의 탄소오프셋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배출량에 대한 상쇄 비용을 항공권 구매비용과 합산해 지불하는 방식이다.
브리티시항공, 캐세이퍼시픽, 캐나다 에어라인 등 다수 항공업계가 시행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모금된 기금은 신재생에너지 등 탄소배출량 감축사업에 지원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탄소상쇄 프로그램이 실제 도움이 되는 걸까? 최근 환경 단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제니퍼 모건 사무총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탄소 상쇄 프로그램은 순수한 '그린워싱' 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제니퍼 모건은 "탄소를 상쇄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기후 비상사태에 있고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 줄이기에 힘쓰지 않고 단지 상쇄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규모 나무 심기 또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투자하는 등으로 피해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산림탄소상쇄제도에 대해서는 그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비쳤다. 제니퍼 모건에 따르면 수목이 일정 수준 성장해 탄소를 상쇄할 때까지는 20년이 걸리며, 이에 더해 나이가 든 나무들은 탄소 상쇄율 또한 줄어들게 된다. 또 산림의 경우 산불과 해충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이 밖에도 정확한 탄소 배출량과 탄소 상쇄량을 계산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의 타당성에 대해 연구하는 단체인 카본플랜(CarbonPlan)은 지난 4월 캘리포니아에서 분석된 산림 탄소 상쇄 프로그램의 30%가 보상한 탄소 배출량을 과대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건은 "기후 행동의 주된 형태가 탄소 상쇄 프로그램이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하며 "화석 연료의 급속한 단계적 폐지와 의미 있는 배출량 감축만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