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가 들려준 '고래 산업'의 민낯

2022.07.18 16:22:31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한 드라마에서 고래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고래 산업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끈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이 대형 로펌에 취직해 사건들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극 중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는 고래를 사랑하는 인물로 고래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주변인에게 설명하는 취미를 가졌다. 주로 여러 종류의 고래 특징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영우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고래 산업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 뒤돌아볼 수 있게끔 했다.

 

 

4화에서는 고래를 보고 싶어하는 우영우에게 동료 이준호(강태오 분)는 수족관에 가보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이에 우영우는 수족관 속 고래들의 생활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이 수족관에 가지 않은 이유를 말했다.

 

 

우영우는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라면서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면서 휴일도 없이 일 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제도”라고 언급했다. 이어 “평균 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엄청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돌고래 수족관은 동물학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앞서 우영우가 드라마에서 언급했듯이 야생 돌고래는 하루 100km가 넘는 거리를 자유롭게 헤엄치며 사는 반면 10m 안팎의 수조에 갇힌 고래들은 감옥에 갇힌 것 마냥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무리 지어 사는 고래의 특성상 혼자 혹은 2마리 정도가 생활하는 수족관에서는 외로움을 느끼게 되며 이에 스트레스성 위염 등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돼 평균 수명의 10분의 1도 못 채운 채 폐사된다.

 

현재 국내 수족관에 억류 중인 고래는 모두 22마리이며 그마저도 돌고래 체험을 운영 중인 국내 몇몇 수족관에서 매년 1마리 이상의 돌고래들이 폐사하며 돌고래들의 방류가 시급한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일찍이 돌고래 수족관을 동물 학대로 간주하고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중 14개국이 돌고래 수족관 운영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많은 동물보호단체가 나서 수족관에서 생활하는 돌고래들을 방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래보호 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7일 제11회 남방큰돌고래의 날을 맞아 행사를 마련했다. 이는 핫핑크돌핀스가 국내 곳곳의 수족관에 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제주 바다로 돌려보내자는 캠페인을 2011년 시작한 것을 계기로 그 후 매년 7월 20일을 전후로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이 바다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과 아울러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매년 열고 있는 행사”라며 “이 행사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이 돌고래의 보호에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우영우는 드라마 6화에서 고래 사냥의 잔혹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동료 최수연(하윤경 분)과 공익 사건을 맡아 사건을 해결하던 우영우는 사건 피고인의 모성애 대해 언급하며 고래 사냥법에 관해 설명한다.

 

우영우는 “고래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 건 ‘새끼부터 죽이기’다. 연약한 새끼에게 작살을 던져 새끼를 고통스럽게 만들면 어미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끼를 버리지 못하는 어미한테 두 번째 작살을 던진다. 그렇게 최종 목표인 어미 고래를 잡는 거다. 고래들은 지능이 높다. 새끼를 버리지 않는다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 거다. 그래도 끝까지 새끼를 버리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우영우의 말에 최수연은 “인간들이 진짜 나쁘다”고 말하며 경악했다.

 

우영우가 언급한 새끼부터 죽이는 고래 사냥법은 실제 과거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사냥법 중 하나로 극지 탐험가인 에드워드 윌슨 (Edward Wilson)이 1907년 남극을 탐사하고 쓴 보고서에도 언급된 바 있다. 모성애가 강한 포유류의 특징에 근거한 사냥법으로 작살을 먼저 새끼에게 던지고 새끼 곁은 맴도는 어미도 함께 죽이는 방법이다.

 

이렇듯 잔인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고래잡이는 일본, 페로제도 등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페로제도의 고래 사냥은 지역 주민에게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축제로 알려져 충격을 더한다. 이들은 매년 여름 모든 페로제도 주민이 참여하며 평균 800마리가 넘는 고래를 사냥하고 지난해에는 1423마리를 사냥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시셰퍼드는 "과거에는 식량을 위해 불가피하게 고래를 사냥했겠지만 지금은 동네 슈퍼마켓에 식량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잔인하고 불필요한 사냥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동물보호단체가 공개한 충격적인 사냥 장면에 비난 여론이 일자 당시 실시된 긴급 여론조사에서 덴마크인들의 50% 이상이 돌고래 사냥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10일 페로제도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해양수산부 제안에 따라 올해와 내년 고래 포획 개체 수를 500마리로 제한하겠다고 밝혔지만 고래 사냥을 폐지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민영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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