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3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유엔환경계획 등과 함께 분석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에서 세계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은 전염병 대유행 기간 감소했지만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1∼5월의 경우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늘어났다. 전염병 대유행이 발발한 2020년의 경우 경제봉쇄와 여행 제한 등으로 인해 배출량이 전례 없이 5.4% 감소했다.
또한 대기 중 온실 가스 농도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온난화 억제 목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지난 50년 동안 온난화에 따른 기후 관련 재해가 5배 늘면서 하루에 평균 115명이 기후 재해 때문에 숨지고 있고, 재산 손실 규모도 하루 평균 2억200만달러(약 2810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유럽의 폭염, 파키스탄의 엄청난 홍수, 중국·미국·동아프리카의 심각한 가뭄 등에 자연스러운 것은 없다. 이는 인류가 화석연료에 중독된 대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지난 7년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기간으로 분석됐고, 앞으로 2026년까지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나올 가능성이 9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까지 가장 무더운 해는 2016년이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까지 지구 연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넘게 상승하지 않도록 한다는 합의를 도출한 상태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1도 상승한 상태라면서 2026년까지 1.1도에서 1.7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1.5도 이내 상승으로 억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목표가 향후 몇 년 내에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공격적인 기후변화 대응 조처가 없다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온도가 2.8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열대 지역에서 북반구로 열을 전달하는 해류가 1000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기존의 기후 패턴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홍수, 폭염, 가뭄, 산불, 폭풍 등 기후변화의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또 2050년까지 전 세계의 도시에 거주하는 16억명 이상이 3개월 평균 기온이 최소 35도에 달하는 폭염에 주기적으로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현재의 화석연료 무한경쟁은 끝내야 한다"면서 "이러한 무한경쟁은 영속적인 기후 혼란과 고통을 가져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