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미국의 한 수족관에서 52년간 갇혀 쇼를 펼친 돌고래가 바다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달 31일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마이애미 해양수족관(Miami Seaquarium)에서 52년 동안 갇혀 지낸 범고래 ‘롤리타’가 비영리 단체 ‘롤리타의 친구들(Friends of Lolita)’의 도움으로 자신의 고향인 바다로 돌아간다.
지난 1970년 태평양 북서부에서 포획된 롤리타는 수십 년 동안 수족관에서 인간을 즐겁게 하는 쇼에 동원됐다. 쇠약해진 그녀는 지난해 은퇴했지만 쇼에 참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좁은 수족관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녀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수족관에서 생활하며 감금된 범고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미국 농무부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의 롤리타와 다른 동물들은 북미에서 가장 작은 수조에 갇혀 지내면서 썩어가는 먹이, 열악한 수질 등으로 피부병에 시달리는 등 사육 조건에 큰 문제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다 지난해 돌핀 컴퍼니(Dolphin Company)가 롤리타가 속해있는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을 인수하게 되면서 그녀를 방류하기로 결정하게 됐다. 에두아르도 알보르(Eduardo Albor) 돌핀 컴퍼니 CEO는 트위터에 공개한 성명서에서 “롤리타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롤리타의 친구들’과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을 인수하면서 동물의 복지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것을 약속했다. 짐 어세이(Jim Irsay)와 프리탐 싱(Pritam Singh)을 포함한 단체 ‘롤리타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롤리타를 그녀의 고향 바다로 돌려보내는 꿈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롤리타가 야생 바다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미국을 가로질러 이동할 만큼 충분히 건강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울러 그녀가 오랫동안 앓아온 피부병이 고향에 있는 토착 고래들에게 감염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90세가 넘는 롤리타의 엄마가 아직 토착 고래들 사이에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생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시킨 뒤 그녀를 고향으로 보낼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롤리타가 방류되기까지는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녀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이송된 뒤 바다에 설치된 큰 그물 안에서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한 사냥 등의 훈련할 예정이다. 외신은 이 모든 과정에 대한 비용은 약 2천 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