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남극 해빙이 역대 최소 면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나와 충격을 자아낸다.
지난 16일(현지시간) BBC는 현재 남극해에 떠 있는 해빙 면적이 1700만㎢ 미만으로 40년 만에 역대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해빙 면적은 9월 평균치보다도 150만㎢ 작은 수준으로 이는 영국 국토 면적의 5배가 사라진 것과 같다.
국립빙설데이터센터(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에서 해빙을 모니터링하는 월터 마이어(Walter Meier)박사는 BBC에 “남극의 해빙 감소는 지금까지 본 어떤 것보다도 훨씬 놀라운 일이다”라면서 “불안정한 남극은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 남극 얼음은 태양 빛 에너지를 대기로 반사해 주고 인근 물 온도를 식혀주는 등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해빙이 사라지면 바다는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해 따뜻해져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얼음을 녹이는데 일조한다.
아울러 남극의 얼음 면적이 줄어드는 건 해수면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히는데 실제 1990년대 이후 남극의 빙상 감소로 전 세계 해수면이 7.2㎜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해수면이 약간만 상승하더라도 해안 지역 사회를 휩쓸어버릴 위험할 정도로 높은 폭풍 해일을 초래할 수 있으며 상당한 양의 육지 얼음이 녹기 시작한다면, 그 영향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빙이 줄어드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로테라(Rothera) 과학 기지의 로비 말렛(Robbie Mallett) 박사는 “현재 태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엘니뇨 기상 현상 역시 비록 아직 약하기는 하지만 미묘하게 해빙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면서 “지난 40년 동안 없었던 남극 기후 변화의 잠재적인 경고 신호가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전 세계 연구기관은 남극의 평균 기온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이에 대한 발빠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천 년 동안 남극 온도 변화 추이를 간직한 빙상코어 78개를 채취해 남극 대륙 온도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남극 대륙 온도는 10년마다 0.22∼0.32도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후변화 모델로 예측한 속도인 0.18도를 훨씬 웃도는 속도다. 당시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저속 온난화 모델로 했던 모든 예측이 얼음이 사라지는 속도를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