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마트에 들어서면 주스 하나를 사더라도 다양한 포장재로 만들어진 제품이 있다. 유리병에서부터 종이팩, 플라스틱 병 등 다양한 포장재 가운데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가장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할까. 또한 이들이 지속가능하다고 선택한 제품이 실제 환경친화적일까.
최근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캠퍼스(University of Massachusetts-Amherst)는 학술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연구를 발표하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다양한 포장재 가운데 유리병을 가장 지속가능하다고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유리병 보다 환경 친화적인 선택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환경보호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동일한 제품 범주 내에서 다양한 포장이 존재하며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선택하는 이들이 실제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가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유리와 플라스틱에 포장된 동일한 과일 주스가 있다면 포장재 또는 포장재가 다양한 범주에서 소비자의 의식적인 식품 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소비자의 선택을 보다 지속 가능한 포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파악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총 847명의 소비자들에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에 따라 포장재 선택 사항을 순위를 매겨 달라고 요청했다. 포장재는 유리, 판지 상자,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총 4가지로 구성됐으며 포장에 적힌 메시지, 가격 등은 상이했다.
소비자들은 가장 이상적인 오렌지 주스 옵션이 유리에 포장되고 100% 재활용 가능하다는 라벨이 붙어 있고, 현지에서 생산되며 약 355㎖당 1.10 달러 제품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실제 유리병에 담긴 오렌지 주스가 가장 지속가능성 면에서 뒤처지는 제품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놈자모 드라미니(Nomzamo Dlamini) 연구원은 “식품 포장의 지속 가능성은 다양하며 제품 및 포장 유형, 용기의 크기와 무게를 포함한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단일 오렌지 주스의 경우 가장 지속 가능한 선택은 판지 상자이고, 그 다음은 플라스틱, 캔, 마지막으로 유리다. 유리를 생산하고 재활용하는 데는 플라스틱을 만들거나 재활용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로 했다. 이 발견은 과학자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고, 대부분 소비자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라고 전했다.
연구자들은 가격, 라이프스타일 및 기타 태도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면서 소비자의 포장 선택 이면의 동기를 분석했다. 연구에서 실제 상황을 포착하기 위해, 결합 분석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설문지를 설계했으며 연구진은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고 소비자가 내린 트레이드오프(trade-offs)를 평가했다.
예상과 달리 많은 소비자가 지속 가능한 포장재를 구매할 의향을 표명했지만, 가장 큰 동기 부여 요인은 가격(대부분 가장 낮은 가격)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포장 유형, 제품 주장, 포장 주장 순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소비자는 가격이 적절하다면 지속 가능한 포장을 선택하도록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결론지었다.
드라미니 연구원은 “지속 가능한 포장 옵션은 결함이 없거나 기존 포장만큼 내구성이 뛰어나고 저렴하다는 점이 명확하게 표시돼야 소비자의 식품 및 음료에 대한 지속 가능한 포장에 대한 동기를 높이고 채택을 확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소비자가 더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하려면 더욱 광범위한 교육을 통해 소비자를 지속 가능하면서도 저렴한 선택으로 유도해야 하며, 구매 의도와 효과 인식이 핵심 태도 동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