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데이터] 채식뉴스 댓글 75% '부정적'…"풀먹기 강요하지 마"

2021.02.25 16:13:23

 

채식인구가 10년새 10배로 급증했지만 여전히 채식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시행한 ‘채식 관련 기사 댓글 분석’에 따르면 채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74.89%로 압도했다. 긍정적인 반응은 15.67%에 그쳤으며 중립적인 반응은 9.43%로 집계됐다.

 

이번 분석을 위해 본지는 유력 포털 내 ‘채식주의’ 키워드로 노출되는 뉴스 기사 30건에 달린 총 689개 댓글을 살폈다. 모집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최근까지 게재된 기사로 연성 기사와 경성 기사를 고르게 선정했다. 여기에는 보도자료를 비롯해 사회·경제·르포·오피니언 기사 등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전체 댓글을 수집하고 논지와 무관한 댓글이나 광고, 비속어 사용 등으로 삭제된 댓글과 댓글 하위에 달린 대댓글은 제외했다. 조사 결과 댓글 유형은 △응원형 △조언형 △찬성형 △반대형 △거부형 △중립형 △동조형 △비판형 △조롱형 △수긍형 △혐오형 △의문형 △촉구형 등으로 다양했다.

 

 

이를 채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 중립적 인식의 3단계로 분류하자 부정적인 댓글이 51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긍정적인 반응은 108건에 그쳤으며 중립적인 입장은 65건으로 집계됐다.

 

중립적인 의견은 대부분 “강요만 안 하면 채식이든 육식이든 상관없다”, “채식 취지는 좋지만 권유하지는 말아라” 등 촉구형 댓글로 구성됐다. 굳이 나누자면 강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에 가까웠다.

 

 

부정적인 댓글에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강요’, ‘우월감’, ‘선민의식’, ‘깨시민’ 등으로 나타났다. 일부 채식인들의 강요가 비호감으로 비춰진다는 맥락의 댓글이 전체 중 66건으로 10%에 달했다. 이외에도 종교, 민폐 등의 키워드가 총 13회 언급되면서 채식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대변했다.

 

특히 자녀, 반려견 등에게도 채식을 강요해 논란이 됐다는 기사에는 긍정적인 댓글이 전무했다. 군대·학교 등 단체 급식에도 채식 선택지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대부분의 반응은 “신념이 굳건하면 자구책을 찾아라”는 식이다. 채식 선택지가 없어 불편을 겪는다는 자가격리자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채식이야 자유지만 반찬 투정하지 말라는 게 골자다. 건강상의 이유와 환경을 위한 신념으로 자발적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는 인터뷰 기사에도 악플이 달렸다. 맥락과 무관한 인신공격성 댓글도 다수 등장했다. 

 

아울러 삼림파괴 주범에는 ‘아보카도’ 등 식물도 포함된다는 의견이 수차례 나왔다. 환경보호를 위해 공장식 사육을 중단해야 한다는 채식인들의 주장이 ‘내로남불’이라는 반감표시다. 심지어 식물도 생명이니까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극단적인 ‘백래시(backlash·반격)’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반(反)채식주의자의 주장이 일리는 있다. 실제 일부 채식인 개인 또는 단체는 육식을 죄악시하면서 채식 전환을 촉구하고 적대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채식인이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인 시선을 염려해 채식주의를 숨긴 채 조용히 실천하는 쪽이 대다수다. 

 

“채식은 맞고 육식은 틀리다”는 생각도 극히 일부의 개인적인 주장일 뿐이다. 채식주의 계기도 건강·환경·동물권 수호 등 다양하다. 또 식단 제한이나 채식 단계도 비건·락토·오보·페스코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상황에 따라 육식을 허용하는 ‘플렉시테리언’도 있다. 즉, 모든 채식주의자가 육식을 비하하고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한다는 편견은 일부 극단적 운동단체의 ‘과대표’ 현상이다.

 

한국채식연합 하늘(활동명) 회원은 “3년째 비건을 실천하고 있지만 주위에 그 어떤 이에게도 강요하거나 권유조차 해본 적 없다. 아이를 포함한 가족들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모임에서 삼겹살집 회식을 하면 집게를 쥐고 고기를 굽는 쪽에 속한다. 먹지는 않지만 다른 식문화를 당연히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채식주의가 확산되고 환경과 동물이 조금이라도 더 보호받는다면 좋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일이다”며 “채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육식을 야만시 한다거나 경시하는 태도는 채식주의의 참된 의미를 퇴색시킨다. 도덕적 우월감에 젖어 본질을 잊은 일부 실천가들은 각성하고 채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부터 다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다연 hong@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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