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소비생활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제품마다 탄소 라벨링을 부착하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탄소 라벨링이란 제품이 만들어져서 마트 진열대에 도착할 때까지 드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소비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저탄소 제품 소비를 유도해 온실가스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라면 객관적인 수치가 필요로 한데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진이 영국과 아일랜드 전역의 슈퍼마켓에서 5만 7000가지의 식품을 대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해 눈길을 끈다.
연구팀은 주요 슈퍼마켓인 테스코와 세인스버리를 포함한 8개 소매업체의 성분 데이터를 통해 100g 당 온실가스 배출량, 토지 사용량, 물 소비량, 부영양화(富榮養化) 유발 확률 총 4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삼아 계산했다.
그 결과 육류, 생선, 치즈 등은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디저트, 파이 등이 그 뒤를 이었으며 과일, 채소, 음료 등은 상대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눈여겨 볼 것은 비건 소시지와 같은 식물성 대체육은 육류 기반 제품에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점수가 낮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대부분의 경우 낮은 환경 영향과 높은 영양 사이에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는 추가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건, 식물성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분석을 시도했다. 각각 다른 원료로 만든 소세지 제품들만 따로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반추동물이 원료일 경우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식물성, 비건 제품으로 갈수록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소비자로 하여금 지속 가능한 쇼핑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제조업체가 식품 공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촉구하는 데 타당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석 저자인 마이클 클락(Michael Clark) 박사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식품 및 음료 제품의 환경 영향을 추정함으로써 정보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라면서 “우리의 소비가 지속 가능한 결과로 전환하기 위해 이같은 제품의 환경적인 영향을 분석하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영국 쇠고기의 탄소 배출량이 유럽 연합의 평균보다 14% 낮다고 밝힌 영국 기후변화 위원회의 조사를 인용해 같은 제품이라도 생산지가 다른 제품에 대해 보다 명확한 탄소 배출량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밝히며 이번 연구의 한계에 대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