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최근 영국 비건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는 사람들 가운데 71%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세계 비건의 날’을 맞아 비건소사이어티는 영국 시민들이 육류 및 유제품 구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2000명의 비건이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대상 가운데는 육류를 즐겨 먹는 사람, 동물성 제품의 소비를 줄이고 있는 채식주의자, 페스코테리안(붉은육류, 닭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포함됐다.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는 일부 동물성 제품을 섭취할 때 죄책감을 느꼈고 22%는 동물성 제품을 섭취할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계란 섭취, 죄책감 가장 덜 느껴
조사 결과는 동물성 제품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먼저 채식주의자가 아닌 응답자(1837명) 중 고기를 섭취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또한 응답자 가운데는 일부 생선에 죄책감을 느끼거나(39%), 생선 섭취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는(10%) 이들도 존재했다.
이 밖에 전체 응답자 가운데 10%는 유제품 섭취에 대해 항상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29%는 가끔, 과반수 이상인 61%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물성 제품 가운데 계란을 먹는 것은 가장 죄책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응답자의 8%만이 항상 죄책감을 느끼고 31%는 가끔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 소사이어티의 캠페인 책임자인 엘레나 오데(Elena Orde)는 성명에서 “아무도 고통에 기여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대부분은 특정 동물을 ‘누군가(someone)’가 아니라 ‘무언가(something)’로 생각하도록 자랐다"고 말했다.
◆ 젊은세대일수록 동물성 제품 꺼려
설문조사에서는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 동물성 제품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8~30세 응답자의 80%는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반면 50~65세 소비자의 59%만이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영국의 낙농협동조합 알라(Arla)가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젊은 세대일수록 동물성 제품 주문에 창피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의 49%가 공개적으로 유제품을 주문할 때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 환경과 동물 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이러한 신념이 더욱 명확해지면서 지속 불가능한 제품 구매를 꺼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동물 애호에 대한 설문에는 동물성 제품 섭취와는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 젊은세대 가운데 동물을 매우 좋아한다고 답한 이들(61%) 보다, 기성세대에서 동물을 매우 좋아한다고 답한 이들(68%)이 더 많았다. 엘레나 오데(Elena Orde)는 “이 같은 결과는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동물과 육류 산업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며 낙농 및 계란 산업의 잔인함이 얼마나 잘 숨겨져 있는지 의미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