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21세기 말에는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기상청은 2081~2100년 지역별 기후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지역별 기후 전망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상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와 작년 산출한 남한 고해상도(1㎞)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토대로 예측한 결과다. 기상청의 국내 지역별 기후 전망은 1㎞ 단위까지 세밀하게 정리해 광역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읍면동까지의 기후 예측이 가능하다.
광역지자체 기후변화 전망을 보면 2081년부터 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남·제주 지역에는 겨울이 사라진다. 다른 지역의 겨울도 짧아져 서울 28일, 인천 42일, 대전 10일, 세종 63일, 경기 65일, 강원 71일, 충북 67일, 충남 41일, 경북 10일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기상학적으로는 일 평균 기온이 5도 밑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았을 때를 겨울의 시작으로 본다.
겨울이 사라지면서 여름이 늘어나 제주는 금세기 말 1년의 약 60%(211일)가 여름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129일)보다 여름이 82일 길어지는 것으로 강원(81일→163일)과 함께 광역지자체 중 제일 많이 길어지는 것이다. 여름은 '일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른 뒤 다시 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한 것으로 본다.
폭염과 열대야는 빈번해진다. 현재 광역지자체 폭염일은 4.8~32.4일인데 반해 고탄소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금세기 말 69.1~120.1일로 11.6~96.7일이 늘어날 전망이다. 열대야일은 2.2~22.5일에서 55.2~103.3일로 11.4~84.8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구와 제주는 금세기 말엔 연중 3분의 1 동안 폭염 또는 열대야를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폭염일은 '일최저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며 열대야일은 '밤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로 정의한다.
또한 폭우 피해도 심각해질 전망이다. 연 강수량은 평균 19.0% 증가하는데, 일 최대 강수량은 36.8%나 늘어난다. 그 결과, 제주는 연강수량 2,137㎜ 중 11.8%인 253㎜가 하루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서울도 연강수량 1,563㎜ 중 12.0%인 189㎜가 하루에 내릴 수 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전망 결과는 우리 동네의 미래 기후위기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정책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상청은 기후변화 미래 전망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검증을 강화하여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후변화 전망은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