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연구에서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기온 상승이 진행될 시 10년 뒤 기후 상승 목표였던 1.5도에는 무조건 도달할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자아낸다.
지난 30일 미국 CNN과 영국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스탠퍼드대와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향후 지구 기온 상승 시간표를 예측한 결과 산업화 전보다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 높아지는 시점이 2030년대 초반에 도래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언제쯤 산업화 전 대비 '1.5도 상승'과 '2도 상승' 이 이뤄질지 분석했다. AI는 현실화 가능성에 따라 '높은·중간·낮은'으로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으며 이들 모두에서 2033∼2035년 사이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약 10년 후면 탄소배출량 감축 여부에 관계없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면서 파리기후협약 목표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2도 상승 시점에 대한 예측은 더 우려스럽다. AI는 앞으로 반세기 동안 지구가 넷제로(탄소 순배출양 0)를 달성하더라도 이번 세기 중반에 2도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며 2065년 이전에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할 확률은 80%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탄소 배출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도 상승 시점은 2050년 이전이 될 확률도 50%나 됐다.
이는 앞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22년 발간 보고서와 상이한 내용으로 당시 보고서 '낮은 배출량 시나리오'는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할 가능성은 작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예측을 분석한 AI는 꽤 신뢰할 수 있는 모델로 1980∼2021년 사이 과거 데이터를 입력해 테스트한 결과 ‘1.1도 상승’ 도달 시점을 2022년으로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이번 연구로 제시된 새로운 방식의 예측을 통해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이미 나타난 기후변화 현상에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아 디펜버(Noah Diffenbaugh) 스탠퍼드대 지구시스템과학 교수는 “넷제로 달성까지 앞으로 반세기가 걸릴 경우, 지구 온도 2도 상승에 충분할 만큼 이미 온난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디펜버 박사는 “이번 연구가 국제사회의 목표 달성 실패보다는 더 심각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동기부여로 받아들여야 한다”라면서 “1.5도 상승에 목표를 맞출 것이 아니라 2도 상승을 피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함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