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의 식문화 보호를 위해 대체육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현지 시각) AP통신, 미국 CNN 등 외신은 지난 28일 이탈리아 정부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대체육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6만 유로(한화 약 8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제조 공장을 폐쇄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법안은 ‘음식의 나라’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발표된 것으로 지난해 출범한 조르자 멜로니 정부는 앞서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보호하겠다며 농업부를 ‘농업 및 식량주권부’로 개칭하고 귀뚜라미·메뚜기 등 곤충에서 추출해 만든 ‘곤충 밀가루’를 피자나 파스타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은 바 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Francesca Lollobrigida) 농업·식량주권부 장관은 “실험실에서 생산된 제품은 품질과 웰빙, 우리의 전통인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 문화를 보장하지 못한다”라며 법안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체육 금지 법안이 시대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는 축산업을 제한하고자 하는 전 세계의 흐름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 구축을 돕는 비영리기구 굿푸드 인스티튜트 유럽 (Good Food Institute Europe)의 앨리스 로반스크로프트(Alice Ravenscroft) 정책 책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국가와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라면서 “배양육에는 많은 잠재적인 이점이 있으며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국가로부터 소외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로반스크로프트는 연구를 인용해 “배양육이 기존 육류보다 최대 92% 적은 배출량을 유발하고 육류 생산과 관련된 대기 오염을 최대 94%까지 줄이며 토지를 최대 90% 적게 사용할 수 있다”라면서 "대체육은 환경을 보호하면서 육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체육은 세계적으로 미래 먹거리로 인정받는 추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세포 배양육을 식품으로 인정했으며 싱가포르는 지난 2020년 배양육 치킨 너겟의 판매를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