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4살부터 53년 동안 수족관에서 평생을 보낸 범고래 ‘롤리타’가 방생을 한 달 앞두고 돌연 사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해양수족관(Miami Seaquarium)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틀 동안 심각한 불편한 징후를 보여온 롤리타가 즉각적인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장 질환으로 추정되는 질병으로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범고래 ‘롤리타’는 지난 1970년 8월 휘드비 섬의 펜 코브에서 포획됐다. 겨우 4살이던 그녀는 다른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지만 함께 포획된 9마리와 가족에게서 떨어져 해양 공원과 수족관에 팔렸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름인 토키태(Tokitae) 라고도 알려진 그녀는 마이애미 해양 수족관에 6000달러에 매각됐고 이후 52년 동안 공연명 ‘롤리타’로 불리며 크고 작은 공연을 하면서 평생을 보내왔다.
롤리타는 몸이 쇠약해지면서 지난해 은퇴해 쇼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했다. 실제 몸길이 6m인 롤리타는 가로 24m, 세로 11m, 깊이 6m 크기의 수조에서 53년을 살았으며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의 롤리타와 다른 동물들은 북미에서 가장 작은 수조에 갇혀 지내면서 썩어가는 먹이, 열악한 수질 등으로 피부병에 시달리는 등 사육 조건에 큰 문제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다 지난해 동물보호단체 돌핀 컴퍼니(Dolphin Company)가 롤리타가 속해있는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을 인수하게 되면서 그녀를 방류하기로 결정하게 됐다. 롤리타가 돌아가기로 한 바다에는 90세가 넘는 롤리타의 엄마가 아직 토착 고래들 사이에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녀의 방생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방생 한 달을 앞두고 롤리타가 돌연 사망하면서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롤리타의 고통이 끝났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조의를 표했다. 잉그리드 뉴커크(Ingrid Newkirk) 페타 회장은 “사람들은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의 콘크리트 감방에서 롤리타의 지옥같은 삶을 끝내고 그녀를 해변 보호 구역으로 보내달라고 간청해왔다. 하지만 해변 보호구역으로의 이송 계획은 너무 늦었고 롤리타는 53년간의 지옥 같은 포로 생활에서 단 1분도 자유를 얻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누구도 자유를 누려야 할 생명들이 갇혀 있는 해양 수족관에 방문하지 않기를 바라며 해양수족관에 사망자 수가 증가하기 전에 롤리타의 탱크 동료였던 돌고래를 다른 모든 돌고래와 함께 바다 보호구역으로 보낼 계획을 계속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