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보다 근본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해줄 만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량이 늘어나면 날수록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 오염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미국, 호주, 필리핀, 뉴질랜드, 에스토니아, 칠레, 스웨덴, 캐나다, 영국의 국제팀의 연구는 플라스틱 생산과 오염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이 밝혔다. 플라스틱 생산량이 1% 증가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플라스틱 환경 오염도 1%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들 연구팀은 환경 단체인 ‘브레이크 프리 프롬 플라스틱(Break Free from Plastic)’ 및 비영리단체인 '더 5 자이어스 연구소(The 5 GYRES Institute)‘의 트래쉬 플리츠(TrashBlitz) 앱을 통해 2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5년 동안 수집한 84개국의 1576개 이상의 브랜드 감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주로 식품, 음료, 담배 분야의 56개 글로벌 기업이 모든 브랜드 플라스틱 오염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카콜라 회사(The Coca-Cola Company)가 브랜드 폐기물의 11%를 차지하는 최대 오염원으로 나타났으며, 펩시코(PepsiCo)가 5%, 네슬레(Nestlé)와 다논(Danone)이 3%를 차지했다.
이들은 다국적 기업의 자체 보고된 연간 플라스틱 포장 생산량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1500개 이상의 쓰레기 조사 데이터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분석해 “플라스틱 생산량이 1% 증가할 때마다 플라스틱 오염도 그에 상응한 1%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윈 카우거(Win Cowger) 미국 무어 플라스틱 오염 연구소 박사는 “처음 생산과 오염 사이의 관계를 봤을 때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고 내구성과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하면 환경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종합적인 결과가 플라스틱 생산과 환경오염 사이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제도적 개혁의 시급한 필요성은 제기한다고 봤다.
리사 어들(Lisa Erdle) 더 5 자이어스 연구소 박사는 “나는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 의 세계 지도자들에게 과학에 귀를 기울이고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 협상 중에 플라스틱 생산과 오염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 회원국들의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체결을 위한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 회의가 지난 달 23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됐으며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마지막 정부 간 협상인 5차 위원회가 한국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