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붉은 고기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우리의 뇌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랜 기간 동안 붉은 고기가 심장에 좋지 않다는 점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는 치매 위험과의 연관성까지 드러났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 General Brigham), 하버드 T.H. 찬 공공 보건 학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의 연구자들이 수행한 대규모 장기 연구에서는 13만 3771명의 참가자로부터 수십 년 간의 건강 및 식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1만 1173명이 치매를 앓게 됐으며, 가공된 붉은 고기(베이컨, 핫도그)를 하루에 1/4인분 이상 소비하는 사람들이 최소량을 섭취하는 이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3%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가공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매일 섭취도 주관적 인지 저하(SCD)와 16%의 위험 증가와 연관됐으며, 가공된 고기를 매일 먹는 사람들은 인지 노화가 1.6년 가량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공된 고기를 견과류, 콩류, 생선과 같은 건강한 단백질 원천으로 대체하면 치매 위험을 20% 줄일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붉은 고기가 뇌에 해로운 이유를 장내 생물학적 과정에 주목했다. 붉은 고기를 섭취하면 소화 과정에서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라는 화학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는 뇌에서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붉은 고기는 포화 지방과 소금이 많이 포함돼 있어 뇌 세포 기능을 방해하고 혈압과 순환에 영향을 미쳐 뇌의 산소와 영양소 접근을 저하시킬 수 있다.
다니엘 왕(Dr. Daniel Wang) 박사는 “대규모 장기 코호트 연구는 수십 년에 걸쳐 발전할 수 있는 치매와 같은 질환을 조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치매와 인지 저하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내 치매 비율 증가에 따라 식이 지침의 긴급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의 지침이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인지 건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왕 박사는 “우리의 결과가 식단과 뇌 건강 간의 연관성에 대한 더 큰 고려를 촉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단백질 대체품을 선택하는 것이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견과류, 콩류와 같은 식품은 뇌 건강을 지원하는 고품질 단백질을 제공하며, 과일, 채소 및 전곡으로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채택하는 것도 뇌 건강과 전반적인 웰빙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