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손톱도 이제는 생분해 시대다. 집에서도 만들 수 있고, 여러 번 재사용까지 가능한 친환경 인조손톱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ATLAS 연구소(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s ATLAS Institute) 연구진은 해조류와 갑각류 껍데기 등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생분해성 인조손톱 ‘Bio-e-Nails’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단순히 환경을 고려한 재료 선택에 그치지 않고, 집에서도 간단한 공예 도구와 재료로 직접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손톱에 사용하는 젤이나 아크릴 대신, 아가(agar)나 키토산(chitosan) 같은 천연 성분을 기반으로 하는 생체 재료를 활용했다. 사용 후 손톱은 다시 녹여 새로운 손톱이나 컵받침과 같은 다른 물건으로 재형성할 수 있다. 실제로 손톱에 반짝이, 크리스털, 색소를 입히는 것은 물론, 소형 칩을 삽입해 스마트폰과 상호작용하는 실험도 진행됐다.
ATLAS 박사과정생 라사로 바스케스(Lázaro Vásquez)는 “Bio-e-Nails는 두 번째, 세 번째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소재”라며 “이 손톱은 일회용이 아닌, 지속적으로 재활용 가능한 디자인 개념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2025년 프랑스에서 열린 Tangible, Embedded and Embodied Interaction(TEI) 학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수업 중 제안된 아이디어에서 시작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학생과 교수의 협업을 통해 발전했다.
연구진은 생분해 손톱의 의미를 단순한 뷰티 트렌드를 넘어, 사용자와 디자이너 모두가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를 고민하도록 유도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ATLAS 조교수 미렐라 알리스타(Mirela Alistar)는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플라스틱을 다른 소재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인조손톱 산업은 막대한 플라스틱 폐기물과 독성 화학물질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Bio-e-Nails는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킬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