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이용학 기자] 소아청소년의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근시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14만5,321명이며, 이중 9세 이하가 22%, 19세 이하가 58%에 달한다. 소아청소년 10명 중 6명이 근시인 셈이다.
성장기에는 안구 크기와 함께 안구 전후 길이인 안축장도 길며 초점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근시가 되기 쉽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소아청소년의 근시 인구 증가율은 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시는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혀,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이지만 먼 거리에 있는 물체는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성인이 될 경우 고도난시로 이어지면서 황반변성, 녹내장, 망막박리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질환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근시는 청소년기가 끝날 때까지 성장기 내내 계속해서 나빠질 수 있는 진행성 만성질환이다. 하지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근시로 인한 장기적인 시력 저하와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소아 근시 억제를 위해 흔히 사용하는 치료법은 아트로핀 0.125% 점안액(마이오가드, ㈜라이트팜텍)을 이용한 치료다. 이 치료법은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안구 길이의 성장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어린이들의 고도 근시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SCI저널인 저널오브 크리니컬메디신(Journal of Clinical Medicine)을 통해 대전 우리안과 민병무 원장의 1년간 한쪽 눈 교대점안 임상 치료 60사례와 대조군 60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가 공개되며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0.125% 아트로핀 한쪽 눈 교대 점안법은 0.05% 아트로핀 양안 점안법과 치료 결과가 유사하면서도 장점은 더욱 다양하다. 하루에 한 쪽 눈에만 점안하면 되므로, 0.05% 아트로핀을 양쪽 눈에 점안하는 것보다 소아근시 아이들의 협조도가 높다. 산동에 의한 부작용에 대한 가능성도 적어 동공 크기는 밝은 빛에서 평균 4.7mm로 정상 크기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눈부심, 근거리 시력 장애 등에 부작용 호소도 없다.
치료 1년 후 평가에서 -0.50 디옵터이상 증가한 치료에 반응이 적은 일부 환자(Non-responder)에서는 양안 점안으로 전환해 치료를 강화하기 용이할 뿐만 아니라 양안 점안을 해도 동공 크기 증가가 미미했다. 2년 점안 치료 후 종결을 할 때는 한꺼번에 점안을 중지해서 근시가 일시에 증가하는 withdrawl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는 washout 시기에도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
아트로핀 0.125% 점안 치료의 평균 근시 진행억제는 68%이었다. 밤에만 착용하는 하드렌즈인 드림렌즈를 병용하면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드림렌즈는 근시진행을 30-40% 억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등도 이하의 근시와 4디옵터 이하의 난시까지 교정할 수 있는 토릭드림렌즈가 개발돼 소아근시를 진행을 더욱 정교하게 억제할 수 있게 됐다.
대전우리안과 민병무 원장은 27일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14세 이하의 소아 청소년의 경우, 근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성인이 돼 안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안과 분야도 발전을 거듭하면서 근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술식이 다양해진 만큼, 적극적은 치료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자제 등 생활 관리를 병행한다면 눈 합병증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