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로 오른 30편의 영화 중 유일하게 생태적 위기를 다룬 작품인 ‘와일드 로봇(The Wild Robot)’은 비영리 환경 컨설팅 회사 굿 에너지(Good Energy)의 연구 결과에 의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현대 영화를 통해 기후 변화를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굿 에너지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한 ‘기후 현실 점검(Climate Reality Check)’ 점수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는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여성의 표현을 평가하는 잘 알려진 벡델테스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당 점수 시스템은 영화나 프로그램 내에서 기후 변화의 존재를 인정하는가,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해 인식하는 캐릭터가 최소한 한 명 존재하는가 등 두 가지 주요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점수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라이스 대학교(Rice University) 매튜 슈나이더-마이어슨(Matthew Schneider-Mayerson) 박사 연구팀은 “200명 이상의 작가, 쇼러너, 경영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등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 두 가지 요소에 도달했다. 우리의 목표는 테스트가 사용하기 쉽고 측정 가능하며 창의적으로 영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로 오른 30편의 영화 중 10편이 평가 자격 요건을 충족했으며, 이는 이야기가 지구에서 진행되고 현재, 최근 과거 또는 가까운 미래의 시간대에 설정돼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와일드 로봇’은 9월 프리미어 이후 여러 상을 수상했으며, 애니메이션 장편 부문에서 아카데미 후보로 지명됐다. 드림웍스 30주년 기념작인 ‘와일드 로봇’은 우연한 사고로 거대한 야생에 불시착한 로봇 ‘로즈’가 홀로 남겨진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의 보호자가 된 후, 세상에 없던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는 감성 어드벤처로 해수면 상승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금문교 위를 수영하는 고래의 장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기상 조건에 시달리는 세상을 묘사하고 있다.
굿 에너지의 설립자이자 CEO인 안나 제인 조이너(Anna Jane Joyner)는 “우리가 모두 기후 위기를 경험한 힘든 한 해를 보낸 후, 우리는 그것에 직면했을 때 의미와 용기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와일드 로봇’은 기후 변화 시대의 삶을 매혹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불확실한 세상에서 회복력, 두려움과 차이를 극복하는 것, 그리고 공동체의 힘을 탐구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영화 플로우(Flow)’,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Kingdom of the Planet of the Apes)’, ‘듄 파트 투(Dune: Part Two)’와 같은 여러 아카데미 후보 영화가 중요한 기후 주제를 탐구하는 것을 보게 돼 기뻤다”라면서 “기후 변화가 영화에서 슈퍼히어로, 생태 테러리스트, 그리고 재활용에 대해 소리치는 이웃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에는 2023년 영화 중 ‘바비(Barbie)’,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Nyad)’,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Mission: Impossible - Dead Reckoning - PART ONE)’가 기후 현실 점검 테스트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