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를 비롯해 식품업계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필(必)환경 운동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난 택배물량 탓에 포장재 쓰레기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직접 과대포장을 문제 삼고 기업에 의사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일부 기업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패키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온라인상에서 일어난 ‘스팸 뚜껑 반납 운동’이다. 지난달 환경보호단체 ‘쓰담쓰담’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스팸의 노란 뚜껑 585개를 모아 CJ제일 제당 본사에 반납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보통 소비자들은 노란 뚜껑의 용도를 남는 스팸을 보관할 때 덮어두는 뚜껑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유통 시 충격완화 용도다. 오히려 뚜껑을 닫아도 밀봉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밀폐용기에 따로 담아야한다는 것이 제조사의 조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스팸 위의 노란 뚜껑가 과대포장이라 지적하며 사실상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소비자 요구에 CJ제일제당은 빠르게 피드백을 내놨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로웨이스트 트렌드에 발맞춰 패키징 개선을 추진하고있다”며 “플라스틱 뚜껑이 없는 스팸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고 추석 선물 세트를 시작으로 점차 뚜껑을 제거한 스팸상품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팸 뚜껑으로 시작된 과대포장 줄이기 캠페인은 다른 추석 선물상품으로도 이어져 포장재를 줄이거나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쓰레기 저감에 동참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필환경이 대세로 떠올랐다”며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와 그린슈머가 주 소비층이 되면서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8월 소비자 30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98.3%가 지속가능한 식품 포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69%는 '환경보호'를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