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드워즈 데이터에 따르면 채식주의 관련 검색이 올해 47% 증가했다. 이는 채식이 전 세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라는 방증이다.
특히 채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 해외 사례를 보면 비건에 대한 미디어콘텐츠의 역할이 주효했다. 다양한 채식의 이점을 알리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채식에 대한 관심도가 늘면서 전체적인 채식인구수 증가와 채식 선택권 보호가 일상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에 비해 채식시장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는 채식 관련 콘텐츠가 드문 편이다. 이에 비건뉴스가 (예비)채식인을 위한 글로벌 콘텐츠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Chasing Coral)'의 내용을 다소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산호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부끄럽지만 기자 역시 산호초(珊瑚礁)의 ‘초’가 풀(草)을 의미하는 줄 착각하고 바다 식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산호초의 ‘초(礁)’는 물속의 바위를 의미한다.
2017년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Chasing Coral)’는 2012년 ‘빙하를 따라서’로 환경다큐멘터리에 큰 획을 그은 제작진의 후속작으로 산호초의 백화 현상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산호초 생물학자 루스 게이츠 박사에 따르면 산호는 수천개의 미세한 폴립으로 구성돼 그 안에 입과 촉수가 존재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일반 동물들과는 조금 특이한 부분이 있는데, 낮엔 광합성으로 살고 밤에는 먹이를 사냥해 소화를 시키는 식물과 동물이 합쳐진 생명체라는 점이다. 낮 동안 진행되는 산호의 광합성은 같은 면적의 열대우림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산호에서 분비되는 탄산칼슘의 구조에 의해 단단한 돌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이 산호초다. 산호초는 전체 바다의 1%도 채 차지하지 않지만 해양동물의 25%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존재다. 산호초는 인간에게 아파트와 같이 해양생물에게 거대한 주거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에 산호초를 종종 ‘바다의 열대우림’ 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또한 산호초는 인간이 만든 방파제나 제방보다 견고해 태풍이나 쓰나미의 위험을 막아주며 새로운 화학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암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까지 쓰이는 존재다.
다큐멘터리는 광고 회사를 다니던 리처드 베버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리처드는 회사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고 환경보호 캠페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스쿠버 다이빙을 취미로 삼아 지내왔던 리처드는 많은 해양생물학자들이 걱정하고 있는 ‘산호초의 백화현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는 ‘빙하를 따라서’ 제작진과 함께 산호초의 위기에 대해 촬영을 시작한다. 이들은 매일 변하는 산호초를 촬영하기 위해 가상 잠수 경험 프로그램을 제작해 3초마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산호초의 변화를 읽는다.
촬영은 산호초가 세계 최대 규모로 서식하는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하와이에서 진행됐다. 두달 동안 진행된 촬영의 결과물을 처참하다. 알록달록하고 생기넘치던 산호초가 하얗게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제작진과 리처드는 '국제산호초심포지엄'에 참여해 그들이 찍은 영상자료를 발표한다. 이들은 불과 2개월 만에 진행된 산호초의 백화 현상을 과거 모습과 함께 비교한다. 급격하게 변해버리는 산호의 모습에 지켜보던 전문가들도 경악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죽어가는 산호초는 형광빛을 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스스로 햇빛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것과 같다고 한다. 더워지는 바다 온도에 적응을 하고 죽음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경이로운 듯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산호초가 마지막으로 살려달라 발악하고 있는 것과 같다며 안타까워한다.
이러한 산호초의 죽음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다. 바다는 지구 전체 열의 93%를 흡수한다. 많은 열을 흡수했으니 바닷속 온도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해당 촬영을 하는 동안 2도 가량 바다 온도가 올랐다. 고작 2도에 산호는 죽어버렸고 산호초 속에 서식하던 해양생물도 물론 자취를 감춰버렸다.
아름다움을 넘어서 경이롭기까지한 산호초와 바다생물들의 모습에 감탄하다 소리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산호초의 모습에 또다시 놀라게 된다. 전 세계의 다이버와 해양과학자들은 이렇게 죽어가는 산호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향후 30년 내에 대부분의 산호는 소멸할 것이고 이는 생태계 파괴의 시작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호초를 따라서’의 제작에 참여했던 팀원들은 계속해서 산호초의 백화 문제에 대해 알리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산호덕후로 산호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하던 잭은 미국 전역의 학생들에게 산호 백화 현상에 대해 교육하고 있으며 광고 회사를 다녔던 리처드도 자신의 특기를 살려 산호초 보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산호초를 따라서’는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제작진이 각자의 위치에서 이같은 사실을 이슈화하는데 열중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담아 희망적으로 끝을 맺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열대우림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산호초를 따라서’는 지구온난화가 바다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나아가 산호초의 백화현상의 심각성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페스코 베지테리언 6개월차 김민지 씨(여·32)는 "여태까지 육류만 제한하고 어패류는 섭취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식을 실천해 왔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앞으로는 어패류 섭취를 줄이고 비건을 지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