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로 대체육이 손꼽히면서 최근 식품업계는 대체육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되는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인 대체육은 크게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과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으로 나뉜다. 대개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의 경우는 콩, 밀, 녹두, 버섯 등을 활용해 개발되고 있으며 모양은 물론 맛, 향, 식감까지 육류와 유사하게 가공되고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육류의 대체재로 떠오른 대체육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53억 4,800만 달러 규모로 2016년 시장 규모 대비 약 40%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시장분석기업 글로벌마켓데이터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23년 약 6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가치소비가 확산하면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더불어 대체육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정육코너에서도 대체육을 찾아볼 수 있게 됐으며, 비건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풀무원, CJ제일제당, 동원F&B 등 국내 대표 식품 기업들은 앞다퉈 대체육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특히 농심은 다음달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2월 식물성 혁신푸드 기업 ‘올가니카’가 설립한 대체육 간편식 스타트업 ‘브라잇벨리’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 매장에 론칭한 ‘플랜트 함박 앤 파스타’ 밀박스가 35만 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플랜트 함박 앤 베지’ 역시 15만 개 이상 판매됐다.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은 “브라잇벨리 비건 함박스테이크의 인기는 비건 식품이 맛없다는 통념을 깨고 육식인을 포함한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대체육의 가파른 성장에 축산업계는 견제하고 있다. 축산업계의 입장은 간단하다. 대체육에는 고기가 포함돼 있지 않으니 고기로 불릴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대체육은 동물성 단백질 성분의 육류와 맛, 식감이 비슷하지만 영양 성분은 달라 육류를 대체할 수 없다”며 “‘육(肉)’이란 표현을 빼고 ‘대체식품’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대체육엔 고기와 비슷한 모양, 맛을 만들기 위해 레그헤모글로빈 메틸셀룰로스 등 첨가제가 들어가는데 해외 대체육 식품 일부에선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하면서 대체육의 안정성에 대해 지적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체육의 표기를 위한 규정 마련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대체육의 정의와 유형을 설정하고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배양육과 관련해서도 안정성 평가 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체육의 명칭에 대한 논란은 해외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2018년 프랑스는 대체육에 고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으며 네덜란드는 채식 표기를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대체육에 고기 용어를 허용했다. 미국의 경우 축산업계 영향력이 큰 일부 주에서 ‘고기’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