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기술, 플라스틱 폐기물 해결책 될까?

2022.06.24 10:24:51

'플라스틱 먹는 벌레'부터 '미세플라스틱 잡아내는 로봇 물고기'까지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한때는 인류에 편안함을 제공하던 플라스틱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매년 2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전 세계에서 배출되고 있으며 이는 연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최근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이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플라스틱이 다른 폐기물과 비교했을 때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태우거나, 매립하는 처리 방식에서도 심각한 환경 오염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고작 14%가 재활용되며 나머지 80%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으며 얇은 비닐봉지 하나는 완벽하게 썩는데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이를 소각할 시 다이옥신 등 유독 물질이 발생한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폐기물은 바다 생태계 교란의 주범인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서진다.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어 치우는 벌레가 있다면 어떨까? 지난 9일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아메리카왕거저리(Zophobas morio)의 애벌레인 슈퍼웜이 플라스틱의 주요 성분인 폴리스타이렌을 먹어 치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슈퍼웜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으로 딱정벌레목에 속한다. 국내에서는 식품안전처에 의해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이 식품 원료로 인정받기도 했다.

 

연구팀은 슈퍼웜을 폴리스타이렌을 먹이로 준 집단, 겨를 먹이로 준 집단, 먹이를 주지 않은 집단으로 나눠 3주간 실험했다. 그 결과 폴리스타이렌 폼을 준 그룹의 슈퍼웜이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무게도 증가했다. 이는 슈퍼웜이 폴리스타이렌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 연구팀은 장내 여러 종의 유전체를 한꺼번에 연구하는 ‘메타게놈 분석법’을 활용해 슈퍼웜의 내장 효소가 폴리스타이렌과 스티텐을 분해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크리스천 링케(Christian Rinke) 퀸즐랜드대 화학·분자생물과학과 교수는 “이번 발견이 플라스틱 재활용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라며 “슈퍼웜은 입으로 폴리스타이렌을 잘게 찢은 뒤에 박테리아를 활용해 이를 소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해 산물은 다른 미생물들에 의해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고부가 화합물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향후 플라스틱을 소화 분해하는 내장 박테리아를 배양해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해하는 능력을 시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이런 바이오 재활용 기술이 플라스틱 재활용의 이점을 늘려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했다.

 

 

슈퍼웜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졌다면 최근 중국 쓰촨대학 연구원들이 개발한 물고기 로봇은 미세 플라스틱을 수집하는 능력을 가져 눈길을 끈다.

 

지난 22일 미국화학협회 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중국 쓰촨대학 연구원들이 개발한 물고기 로봇인 ‘로보 피시’(robo-fish)는 생체공학 기반으로 설계돼 물속을 부드럽게 헤엄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흡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재생 능력까지 갖췄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쓰촨 대학 고분자 연구소 왕위옌 박사는 “수생환경에 해로운 미세 플라스틱을 정확하게 수집하고 표본으로 추출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구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이들이 개발한 로보 피시는 길이가 약 1cm로 꼬리에 장착한 가벼운 레이저 시스템을 통해 플랑크톤과 같은 속도로 헤엄칠 수 있다.

 

또한 로보 피시는 스스로 바다를 헤엄치면서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된 유기 염료, 항생제, 중금속 등과 강한 화학적·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들을 흡착해 물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모아 제거한다. 특히 이들은 신축성과 유연성을 갖고 있어 하나당 최대 5㎏까지 미세플라스틱을 흡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로보 피시는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자가 치유 능력까지 갖춰 바다에서 임무 중 절단되거나 손상됐을 시 89% 수준까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녔다.

 

왕위옌 박사는 “현재 로보 피시는 수면에서만 활동할 수 있지만 바닷속과 같은 수심이 깊은 곳에서 잠수를 할 수 있으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생체공학적인 디자인을 발명한 것이 다른 유사한 프로젝트의 도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아 gyua@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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