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좌초 주요 원인으로 폐낚싯줄 지목…해양생물 죽이는 유령어업

2022.10.21 15:01:16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인하대가 바다거북 등 해양생물이 좌초되는 이유로 폐어구를 지목했다.

 

연구진은 사망한 바다거북을 부검할 시 구강부에서 낚싯줄이 발견된 것과 더불어 발견된 폐어구 중 레저 낚시와 같은 비상업적 어업으로 버려진 낚싯줄과 루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에 비추어 연안에서의 무분별한 레저 낚시가 해양환경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연구진은 지난 2020년 8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 특별프로젝트로 제주 북서부 해안에 대한 수중 잠수조사를 시행했다. 제주도 북서부 연안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Red List)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된 바다거북의 좌초 빈도가 높은 지역이다.

 

연구내용을 담은 논문 ‘Possible link between derelict fishing gear and sea turtle strandings in coastal areas(해안 지역의 버려진 낚시 도구와 바다거북 좌초 사이의 가능성 있는 연관성)’은 JCR(Journal Citation Reports) 해양·담수 생물학(Marine and Freshwater Biology) 분야 상위 2% 내 저널인 ‘마린 폴루션 불러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등재됐다.

 

 

김태원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는 “연안에 버려진 폐어구가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뿐만 아니라 남방큰돌고래, 상괭이와 같은 다른 멸종위기 대형 해양동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도 시사한다”라며 “어민들이 버린 폐어구뿐 아니라 도시어부가 버린 낚싯줄이 더 위협적일 수 있는 만큼 낚시면허제 등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바다 생물을 위협하는 폐그물에 대한 연구는 해외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매년 연승어업에 의해 폐기되는 그물을 한 줄로 세우면 무려 지구 18바퀴를 돌 수 있는 양에 달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대학(University of Tasmania)의 켈시 리처드슨(Kelsey Richardson) 교수 연구팀은 미국, 모로코, 인도네시아, 아이슬란드 등을 포함한 7개국 451명 어부를 인터뷰해 연간 어구 사용량과 유실량 등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기다란 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낚시를 단 어구를 사용해 낚시에 걸린 대상물을 낚는 연승어업으로 버려지거나 유실된 낚싯줄이 73만 9583㎞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물 속에 옆으로 쳐놓아 물고기가 지나가다가 그물코에 걸리도록 하는 그물 자망 어업의 경우 버려지는 그물이 2963㎢에 달한다. 이 밖에도 배에 매달아 바닷속을 끌고 다니는 그물인 저인망은 218㎢가 버려져 바다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됐고, 정치망 같은 통발류나 함정류는 연간 2500만개가 버려지거나 유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의 연구진이자 연구의 주저자 중 한 명인 데니스 하드스티(Denise Hardesty) 박사는 "기후악화 등으로 인해 유실되는 폐그물와 폐어구는 해양생태계에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다양한 바다 생물을 잡아 가두는 낚시를 멈추지 않고 유령 그물이 된다"라며 "이는 곧 전 세계 단백질의 문제이자 식량안보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권광원 kwang@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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