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먹물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진다는 뜻으로 검은 것을 가까이 하다보면 자신도 물든다는 의미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어떤가에 따라 자신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자성어처럼 실제로 최근 직장의 동료가 건강한 식습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최근 의학 저널 BMC Public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동료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할 때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먹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독일의 퀼른대학교(University of Cologne) 사회학 및 사회 심리 연구소의 리아 엘워트(Lea Ellwardt) 교수팀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Utrecht University) 사회 및 행동 과학부 사회학과의 앤 반 데르 푸트(Anne van der Put) 박사가 진행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발표된 연구를 통해 알게 된 건강한 식습관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현대인들이 동일한 직장의 동료들에게 둘러쌓여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주목하고 건강한 식습관이 직장 동료에게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동료 간의 식사와 운동 등 두 가지 경로에 초점을 맞춰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13개 조직, 402개 팀, 4345명의 직원에 대한 데이터가 포함된 유럽 지속 가능한 인력 설문조사(European Sustainable Workforce Survey)를 사용했으며 동료의 격려와 실제 행동을 모두 고려해 일반적인 사회적 지지보다는 행동에 특정한 격려를 다루고 직장 밖에서도 일어나는 행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건강한 식습관이 동료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이와 동일한 영향이 운동 행동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예컨대 연구는 한 동료가 채소, 과일 섭취의 증가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격려했을 시 다른 동료들의 채소, 과일 섭취가 증가한 것을 알아냈지만 그가 출근 전후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를 따라서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신체 활동을 명시적으로 장려하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직원들은 신체적으로 더 활동적인 다른 동료의 행동을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엘워트(Ellwardt) 교수는 “매일 직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신체 활동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을 덜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반적으로 동료의 격려와 자신의 건강한 행동은 직장에서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모든 직원이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공중 보건 정책 입안자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엘워트(Ellwardt)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건강 개입을 설계할 때 파트너, 가족, 친구와 같은 다른 사회적 행위자와 함께 작업 환경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면서 "동료는 건전한 행동에 관한 사회적 지원의 적절한 출처이며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결정적으로, 동료 격려와 행동은 직장에서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해 전체 근로자를 간접적으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