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대만 정부가 저탄소 식단을 장려하도록 요구하는 획기적인 기후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0일 포커스 타이완 등 현지 언론은 대만 의회가 ‘기후 변화 대응법(Climate Change Response Act)’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새로운 기후 법안에는 국가의 2050 순 제로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는 전면적인 법안이 포함돼 있다.
내년 초에 시작될 기후 변화 대응법은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NCSD)가 주도할 예정이며 위원회에서는 직간접적인 탄소 배출에 대한 수수료 징수와 탄소 집약적 제품 수입에 대한 세금을 포함한 실행 계획을 개발하기 위해 중앙 정부 및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거둬들여진 탄소 수수료는 탄소 감축 기술에 대한 기업 투자를 보조하는 온실 가스 관리 기금과 지방자치단체 기후정책 집행과 관련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법안에는 이례적으로 저탄소 식단을 대만 국민들에게 권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8항과 42항의 두 조항에서 식물성 식단을 장려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안의 8항은 음식물 폐기물 감소 및 저탄소 식단 촉진에 대한 책임을 대만 농업위원회에 부여하는 내용으로 저탄소 식단에 대한 정의에 대해 '식물성 또는 지역 생산 식품 및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포함해 생산, 포장, 운송 및 소비 과정에서 온실 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식단'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42항에서는 식물성 식품 홍보에 대한 책임을 모든 정부 부서가 할당하고 기후 변화 완화 및 적응에 대해 시민, 조직, 학교 및 산업을 교육하고 알리는 작업을 강화하고 시민 사회 조직이 관련 활동을 수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유사한 목표를 가진 시민 사회 단체를 지원하도록 의무화했다.
채식을 저탄소 식단으로 규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는 내용을 담은 법안 통과로 인해 기존 대만의 육식 위주의 식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매년 늘어나는 육류 소비량을 감당하기 위해 시행되는 공장식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엔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기후변화와 토지에 관한 특별보고서’는 전 인류가 채식이나 비건으로 전환할 경우 최대 연간 80억 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고 전하며 육류 소비가 많은 선진국에서부터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장기간 캠페인을 통해 기후법안 마련에 힘쓴 비영리 정부 기관 대만 환경 동물 협회(Environmental and Animal Society of Taiwan·EAST)는 성명을 통해 “세계가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 식품 시스템의 중요성을 파악함에 따라 우리는 대만의 기후 법안에서 저탄소 식단을 강조하는 것을 보게 돼서 기쁘다”라며 “이러한 발전과 더불어 우리는 정부에 2050 순 제로 배출 경로 및 전략을 재검토하고 과도한 육류 소비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