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지구 오염으로 인해 세계 인구의 25%가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깨끗한 물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폐수를 재활용해 만든 맥주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유로뉴스(Euronews) 등 외신은 미국의 재활용 스타트업인 에픽 클린텍(Epic Cleantec)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데블스 캐년(Devil's Canyon) 양조장과 협업을 통해 생활 폐수를 재활용한 맥주 ‘에픽 원워터 브루(Epic OneWater Brew)’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회사에 따르면 맥주 산업에 사용되는 물은 어마어마하다. 단 1갤런의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7갤런의 물이 필요한 만큼 이들은 미래의 맥주 산업에 재활용한 폐수를 사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아파트 단지의 샤워실, 세탁실, 싱크대 등에서 배출되는 생활 폐수는 중수(grey water)로 불린다. 이는 다양한 먼지와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지만 대변과 접촉되지 않아 식수로 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에픽 크린텍은 이러한 중수를 식수로 처리해 기후 변화로 인한 전 세계 물 부족과 가뭄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아론 타르타코프스키(Aaron Tartakovsky) 에픽 클린텍 CEO는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수가 수돗물보다 품질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여러 정화 단계를 거치면 완벽한 식수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픽 원워터 브루에 사용된 물은 550가구가 사는 샌프란시스코의 건물의 샤워기, 싱크대, 세탁기에서 나온 생활폐수를 3단계의 정화 시스템을 거쳐 사용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 회사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액체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며 두 번째 단계에서는 미세한 막을 통한 여과 장치를 거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외선과 염소로 소독해 식수로 재활용한다.
회사는 건물 지하에 처리 장치를 달아 하루에 약 7500갤런의 중수를 수집해 깨끗한 처리수로 전환해 양조 단계에 사용했다. 이렇게 탄생한 '에픽 원워터 브루'는 처리수를 사용한 것이 식별되지 않을 만큼 완벽한 맥주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크리스 가렛(Chris Garrett)은 데블스 캐년 양조장 책임자는 “에픽 원워터 브루는 상쾌한 쾰쉬(Kölsch) 맥주 스타일의 에일 맛을 자랑하며 맥주를 사랑하는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 그 누구도 맥주 맛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처리수를 사용해 만든 친환경 맥주인 에픽 원워터 브루는 재활용수로 만든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에 따라 판매가 되지 않으며 시범 제품으로 남게 된다.
아론은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시도를 주저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쳤고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로 전 세계 물 부족과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방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