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유진 기자] 갯벌에 사는 동식물이 육상의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시켜 정화 효과를 높인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갯벌의 탄소 흡수능력, 서식처 기능 등에 관한 국내외 연구는 있었지만, 갯벌의 정화능력을 수치로 분석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측에 따르면, 지구환경과학부 김태우 박사(제1저자)와 김종성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 군산대 등이 참여한 산학연 공동연구팀은 국내 대표적 내만형 갯벌(내륙 깊숙이 들어온 나선형의 갯벌)인 경남 마산만 봉암갯벌의 정화능력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봉암갯벌에 설치한 총 4개 유형의 실험구들에서 일어난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갯벌 자연 상태에서 60일이 경과된 후 실험구의 평균 오염물질 농도가 최소 57%에서 최대 67% 감소했다. 계면활성제에 주로 사용되는 알킬페놀류(APs)는 2150에서 920으로 57.2%, 미세플라스틱이 분해돼 생성되는 환경호르몬 스티렌올리고머(SOs)는 550에서 183으로 66.7% 각각 감소했다.
연구팀은 대형저서동물군(고둥류·조개류·갑각류 등)과 대형식물군이 퇴적물 안팎으로 활동하고 서식하면서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성 교수는 “간척과 오염 등으로 황폐해진 갯벌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의 거동 특성 파악과 생태계 회복을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 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