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환경보호와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대체 식품이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자아낸다.
지난 달 저널 푸드 프론티어스(Food Frontiers)에 게재된 영국 서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 식품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는 그렇지 않은 채식주의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높다.
식물성 대체 식품은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에게 간편한 선택지가 되면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61억 달러에서 2025년 약 1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40년에는 전 세계 육류 소비의 6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에 식물성 대체육이 실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데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식물성 대체 육류는 육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식물성 원료를 통해 육류를 모방해 만든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된다.
서리대학교 연구진은 채식주의자들에서 소비되는 식물성 대체 식품이 초가공식품인만큼 다른 가공식품이 일으키는 건강상의 위험을 똑같이 초래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토대로 채식주의자 사이에서 식물성 대체 식품 섭취유무에 따라 어떤 영양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식물성 대체식품을 섭취한 채식주의자와 섭취하지 않은 채식주의자 사이에 나트륨 또는 포화지방산 섭취량에 눈에 띄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으나 식물성 대체 식품을 섭취한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42% 더 높았으며 혈압과 염증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가 더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아폴리포단백질 A 수치가 더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노파 가이프만(Nophar Geifman) 서리 대학교 건강 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의 전반적인 결과는 식물성 고기 대체 식품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일 때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음식, 염증 및 우울증 간의 잠재적 연관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수집된 데이터가 영국에 거주하는 백인 인구를 대상으로 했고, 식단 정보가 연구 시작 시점에만 수집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변화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앤서니 휘튼(Anthony Whetton) 서리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초가공 식물성 고기 대체 식품은 사람들이 채식주의 식단으로 효과적으로 전환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에 도움이 된다”라면서 “종단 연구와 더 다양한 인구를 대상으로 한 시험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이러한 결과와 채식주의 음식과 기분 간의 관계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