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유발한 해양 쓰레기, 지중해의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

  • 등록 2025.03.18 14: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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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해양 쓰레기가 지중해의 가장 깊은 지점인 이오니아 해의 칼립소 심연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심연은 5112미터 깊이에 위치하며, 바닥에서 확인된 총 167개의 물체 중 148개가 해양 쓰레기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깊은 해양에서 감지된 해양 쓰레기의 농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해양오염회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됐으며 바르셀로나 대학교 지구과학부의 미켈 카날스 교수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공동 연구 센터(JRC)의 게오르그 한케, 프랑스 해양 자원 연구소(IFREMER)의 프랑수아 갈가니, 미국의 칼라단 오세닉의 빅터 베스코보가 주요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심연의 바닥에 도달하기 위해 고급 유인 잠수함인 리미팅 팩터(Deep-Submergence Vehicle, DSV)를 사용했다. 이 잠수함은 해양 쓰레기가 해안과 수면, 얕은 바닥을 넘어 지중해의 가장 깊고 외진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다. 지중해는 인간 활동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지역으로, 이러한 결과는 해양 생태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시사한다.

 

칼립소 심연은 그리스 펠로폰네스 해안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함몰 지형으로, 활성 단층에 의해 높은 지진 활동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이곳의 바닥은 경사가 가파르고, 수천 미터의 깊이를 가진 신장 모양의 구조로 돼 있다. 연구자들은 이 심연의 바닥에서 발견된 쓰레기가 육상과 해양 모두에서 다양한 출처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 흐름에 의한 장거리 운반과 직접 투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쓰레기가 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카날스 교수는 "일부 가벼운 쓰레기, 예를 들어 플라스틱은 해안에서 유입돼 칼립소 심연까지 이동할 수 있다"며, "쓰레기가 바닥 바로 위에서 떠다니다가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묻히거나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들이 쓰레기 봉투를 버린 증거도 발견됐으며, 이는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보여준다.

 

칼립소 심연은 폐쇄된 함몰 지형으로, 내부에 쓰레기가 축적되는 것을 촉진한다. 심연의 약한 흐름은 초당 약 2센티미터로, 가벼운 쓰레기가 바닥에 침전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이러한 흐름은 주로 남부 이오니아 해와 더 남쪽의 해양 지역에서 떠다니는 쓰레기를 운반하며, 수면 소용돌이가 형성돼 쓰레기를 내륙으로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리미팅 팩터 잠수함은 해양 생물에 대한 중요한 영향이 감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오니아 해의 심연에서 바닥에 있는 해양 쓰레기의 밀도를 계산할 수 있게 해줬다.

 

연구자들은 "지중해는 인류에 의해 둘러싸인 폐쇄된 바다로, 강한 해상 교통과 광범위한 어업 활동이 있다"며, "우리의 연구가 제공하는 증거는 전 세계적인 노력, 특히 지중해에서의 쓰레기 투기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중해는 해양 쓰레기로 가장 오염된 바다 중 하나로, 2021년 연구에서는 메신나 해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양 쓰레기 밀도를 가진 지역으로 확인됐다. 카날스 교수는 "해양 바닥은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이러한 공간의 보존에 대한 사회적 및 정치적 인식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자, 커뮤니케이터, 저널리스트, 미디어,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문제는 존재하며 그 범위는 엄청나다. 비록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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