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이용학 기자] 최근 반려동물의 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노령견’, ‘노령묘’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의 노령 기준은 일반적으로 소형견과 중형견의 경우 7~8세, 대형견은 5~6세부터 노령견으로 분류되며 고양이는 7세부터 중년, 10세 이후부터 노령묘로 간주한다. 노령기에 접어들면 신체 기능이 점차 저하되므로, 연령별 맞춤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치과 질환은 노화와 함께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치아와 잇몸 건강이 약해져 치주염, 치석, 구취 등의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차 커진다.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은 나아가 전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반려동물의 신장 질환 또한 노령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로, 특히 10세 이상의 고양이 중 약 80%가 신장 질환을 경험할 만큼 발병률이 크다.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기인데, 노화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면서 만성 신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부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식욕 저하, 구토,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혈액검사 및 SDMA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노령견과 노령묘의 심혈관 질환 역시 주요 건강 문제 중 하나다. 개의 경우 ‘심장판막질환’이 흔한데, 이는 심장에서 혈액을 제대로 순환시키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주로 7세 이상의 소형견에서 많이 발생하고, 기침, 피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양이의 경우 ‘비대성심근증’이 대표적인 심장 질환으로,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면서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질환은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청진과 심장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관절 건강도 신경 써야 할 중요한 요소다. 노령견은 슬개골 탈구, 고관절 이형성증, 퇴행성 관절염 등에 걸릴 위험이 많다. 노령묘 역시 관절염을 겪을 수 있는데 증상을 잘 드러내지 않아 보호자가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들고 점프를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관절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관절 보호를 위해 적절한 체중 관리와 관절 영양제 섭취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져 노령기에 접어든 반려동물은 적절한 백신 접종 시기와 추가 접종 여부를 수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내분비 질환, 종양, 비뇨기계 질환 등 다양한 노령성 질환에 대비하기 위해 최소 6개월~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광진동물의료센터 소형재 원장은 9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의 노화는 보호자가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라며 “노령견과 노령묘는 건강 관리가 부족할 경우 신부전, 심혈관 질환, 관절염 등의 질환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맞춤형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려동물은 통증이나 불편함을 숨기는 습성이 있어 이상 증상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건강한 노후를 위해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