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고기 속 항생제 잔류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연구진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항생제를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식품 안전성 확보는 물론, 항생제 내성 확산 방지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뤄양사범대학교와 허난과학기술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등 항생제가 남아 있는 고기를 단 1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형광 감지 기법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이중 금속 유기골격체(bimetallic 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이용해 항생제 성분이 존재할 경우 형광 색상을 변화시키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간단한 애플리케이션만으로 분석이 가능해, 실험실 장비 없이도 현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항생제 잔류물은 단순한 식품 위생 문제를 넘어 인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의 과잉 사용 및 오남용이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을 불러오며, 이는 기존 감염병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조용한 팬데믹'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고기를 통한 항생제 섭취는 특히 소아, 노약자 등 면역 취약계층에게 더 큰 위협이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육류에 남아 있는 약물 성분을 엄격히 감독하고 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항생제 없이 사육됐다’는 라벨이 붙은 고기에서도 항생제가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라벨링 신뢰성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폰 기반 감지 기술은 항생제 잔류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식습관 전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유도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보다 근본적인 예방과 건강한 식문화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육류 소비 자체를 줄이고 채소, 곡물, 두류 등 식물성 식품 중심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채식은 항생제 오염으로부터의 노출을 낮출 뿐 아니라, 환경 보호와 건강 개선 측면에서도 이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