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분리된 빙산이 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영국 왕립 공군은 남대서양의 사우스 조지아 섬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빙산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빙산의 이름은 A-68a로 우리나라 제주도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을 가진 세계 최대 빙산이다.
한때 면적이 최대 6000㎢에 달했던 A-68a는 3년여 전인 지난 2017년 남극의 라르센C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A-68로 명명된 이 빙산은 점점 큰 덩어리가 쪼개지며 두 개가 됐고 지난해 4월에는 또 하나 큰 덩어리가 생겼다. 이에 명칭도 A-68에서 각각 A-68a, A-68b, A-68c로 명명됐다.
이렇게 남대서양 사우스오크니제도의 공해상까지 흘러간 A-68a는 최근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 연안까지 접근하면서 곧 섬과 충돌하거나 앞바다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최근 분리된 A-68d가 섬에 가장 가깝게 접근했으며 A-68e와 A-68f도 생겼다. 다만 이렇게 몸통이 쪼개지고 녹으면서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지만 여전히 위협적이다.
다행히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운항 중인 선박이 줄어 충돌 위험은 낮아졌지만 다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빙산이 움직임을 따라 조지아 섬 연안과 충돌할 경우 펭귄과 물개 등 섬에 서식하는 동물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2004년 A38빙산이 사우스 조지아 섬에 충돌해 수많은 펭귄과 물개 새끼가 죽은 채 발견된 바 있다.
또한 직접적으로 빙산에 부딪히지 않더라도 거대한 빙산이 바닷길을 가로막으면서 동물들이 먼 길을 돌아 먹이를 찾으러 가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영국의 남극 조사단(BAS)의 게레인트 탈링(Geraint Tarling) 교수는 “생태계 회복은 10년이 걸릴 것이지만 만약 빙산이 섬과 부딪힌다면 어마어마한 생태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육지의 포식자들의 사냥과 생존에 큰 위협이 돼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