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시네마] 상상하지 못한 바다의 고통 ‘씨스피라시’

2021.03.29 14:37:10

구글애드워즈 데이터에 따르면 채식주의 관련 검색이 올해 47% 증가했다. 이는 채식이 전 세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라는 방증이다.

 

특히 채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 해외 사례를 보면 비건에 대한 미디어콘텐츠의 역할이 주효했다. 다양한 채식의 이점을 알리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채식에 대한 관심도가 늘면서 전체적인 채식인구수 증가와 채식 선택권 보호가 일상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에 비해 채식시장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는 채식 관련 콘텐츠가 드문 편이다. 이에 비건뉴스가 (예비)채식인을 위한 글로벌 콘텐츠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의 내용을 다소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지난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2014년 개봉한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의 킵 안데르센이 제작하고 알리 타브리지가 감독을 맡았다. 그동안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수생동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예고편은 조회 수 70만 회를 넘어서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알리 타브리지 감독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며 바다가 직면하고 있는 위협에 대해 풀어낸다. 감독은 일본에서부터 홍콩을 지나 유럽으로 여행을 하며 전 세계 바다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 취재한다.

 

첫 번째로 단지 어획되는 물고기 양을 늘리기 위해 고래를 잔인하게 잡는 일본 타이지의 고래잡이 문화, 부수어획(어획 대상이 아닌 어종을 잡는 일)으로 상어와 고래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실을 조명한다. 한 환경운동가는 “상어는 두렵고 위험한 존재만은 아니”라며 “상어가 사라지게 되면 어류 생태계가 붕괴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설명했다.

 

영화는 미세플라스틱의 가장 큰 원인이 현재 어업에 사용되는 도구들이라는 점도 꼬집는다. 태평양에 있는 플라스틱 섬의 7만9000톤 중 약 46%가 어망이며 해변에 쓸려온 고래의 뱃속에서 발견되는 것도 대부분 상업적인 어업 부산물이라는 것을 언급한다.

 

그러나 해양환경단체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급급한데 이들이 대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해양환경단체는 계속해서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품들에 초점을 맞춘 채 어업에 사용되는 어마어마한 플라스틱을 외면한다.

 

이에 감독은 양식업을 대안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양식 산업을 위해 전 세계의 맹그로브 숲의 38%가 사라졌고 스코트랜드의 한 연어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은 인구 1~2만인 도시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과 같을 정도로 양식업 또한 자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아울러 영화는 현재 태국 해양산업의 강제노역 및 노동착취 등의 복잡하고 위험한 문제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짚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 감독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고래를 잡는다고 알려진 한 어촌에 찾아간다. 하지만 그들의 방식은 일본의 고래잡이와 다를 바가 없었고 임신 중인 고래, 아기 고래 등 엄청난 수의 고래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고래를 잡던 어부는 “닭 20마리를 죽이는 것보다 고래 1마리를 죽이는 것이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영화는 현재 해양산업의 잔인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한 수산학 전문가는 해양산업이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바다는 27년 안에 물고기 없어 황무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채식인들 사이에서도 수생동물의 권리는 소·돼지·닭보다 뒷전이다. 소·돼지·닭을 죽이는 ‘도축장’은 도심에서 멀고 비교적 감춰져 있는 반면 수산시장은 도심에 위치해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동물을 죽이는 장면은 잔인하다 느끼지만 물고기의 머리를 내려쳐 죽이고 회를 떠서 먹는 일에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수산시장에서 갓 죽인 물고기가 신선하다고 생각할 정도다.

 

유럽에서는 이미 수생동물의 복지에 대해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물고기가 인간과 똑같이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연어 등 물고기 양식에 동물복지를 적용해 모든 물고기를 도살하기 전 기절시키도록 하며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양식 물고기의 사육·운반·도살에 다른 가축과 마찬가지 동물복지 기준을 적용한다.

 

‘씨스피라시’는 그동안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수생동물의 고통을 담았다. ‘과연 물고기를 물에 사는 고기로 치부해 학대하고 있는 것이 과연 자연스러울까’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홍다연 hong@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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