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발자국 의외로 높은 이 식품은?

  • 등록 2021.05.13 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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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식품으로 소고기가 손꼽힌다. 그린피스는 탄소발자국뿐만 아니라 물발자국도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고기와 함께 물발자국이 높은 식품에 어떤 게 있을까?

 

◆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이란 제품의 생산,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물이 사용되는지 나타내는 환경 관련 지표를 말한다. 네덜란드의 아르옌 혹스트라 교수가 2002년 가상수 무역에 관한 국제전문가회의에서 물발자국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축산업과 낙농업에서 배출되는 탄소 양이 많으며, 그중에서도 소고기가 압도적이다. 소를 키울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숲을 태우고, 소에게 먹일 방대한 양의 곡식을 기르기 위해 땅을 개간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식품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인해보면, 소고기는 1kg당 59.6kgCO/2eq가 배출된다. 양고기는 24.5kgCO/2eq, 치즈는 21.2kgCO/2eq이 배출된다. 두부의 경우 3.0kgCO/2eq, 토마토 1.4kgCO/2eq, 바나나 0.8kgCO/2eq 정도다.

 

그렇다면 이러한 식품들의 물발자국은 어느 정도 될까?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 발간한 IPET창에 따르면, 1kg을 기준으로 소고기의 물 소모량은 15415ℓ나 된다. 양고기는 10412ℓ를 소모하며 △돼지고기 5988ℓ △염소고기 5512ℓ △닭고기 4335ℓ △치즈 3178ℓ △버터 5553ℓ로 집계됐다. 탄소발자국이 큰 소고기와 양고기는 물 소모량도 많았다. 같은 육류라 하더라도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섭취하면 물을 약 3배 정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소고기는 탄소발자국뿐만 아니라 물발자국도 심각하다. 소고기 소비로 인한 물발자국은 전 세계 동물이 생산하는 물발자국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IPET창에 따르면, 축사와 같은 비좁은 곳에서 많은 소를 기르면 매일 발생하는 오물을 처리하기 어려워 고압의 물을 뿌려 흘러 내려가게 하고 결국 물발자국이 더욱 늘어난다. 이렇게 흘려보낸 오물은 하천으로 유입돼 수질오염을 일으킨다.

 

◆ 육식vs.채식 물발자국 10~80배 차이

 

각종 곡물과 채소의 물발자국은 어떨까? 대표적인 곡물 쌀은 1kg당 1670ℓ, 밀은 1827ℓ가 필요하다. 과일은 곡물보다 물발자국이 적었다. 가령 사과는 1kg당 822ℓ, 바나나는 790ℓ로 나타났다. 채소의 경우 물발자국이 더욱 적었다. △오이 1kg당 353ℓ △감자 287ℓ △토마토 214ℓ로 나타났다. 다만, 망고는 1800ℓ, 옥수수는 1222ℓ로 다소 물발자국이 많았다.

 

이렇게 물발자국을 단순 비교만 해봐도 육식을 하지 않으면 물을 최소 10배에서 최대 80배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상 외로 물발자국이 많은 식품도 있다. 바로 커피다. IPET창은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를 만들기 위해서 커피나무를 키우고, 열매를 수확하고, 커피콩을 볶아, 적도를 넘어 유통해야 한다.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물은 250ml가 아닌, 130ℓ나 된다”고 지적했다. 커피 원두 1kg의 물발자국은 1만 8,900ℓ다.

 

커피를 1회 마실 때 필요한 원두량이 육류 1회 섭취량보다 적지만, 연간 커피 소비량을 고려하면 물발자국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커피 소비량은 전 세계 6위로 1인당 일 년에 약 353잔을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커피는 탄소발자국도 닭고기보다 높다.

 

◆  물발자국, 어떻게 줄일까?

 

 

IPET창은 “같은 종류 식품도 가공을 거칠수록 물발자국이 늘어난다. 기계로 가공하고 포장해 배달하는 과정에서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가령 가공된 쌀의 물발자국은 2,947ℓ로 가공하지 않은 쌀보다 약 1,300ℓ가 더 필요하다.

 

즉, 같은 식품을 소비하더라도 가공을 적게 한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환경보호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유기농법도 물발자국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토양 속 영양소와 수분을 잘 보존해주기 때문에 합성비료와 농약을 사용해 재배하는 경우보다 물발자국이 적다.

 

아보카도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채소와 곡물의 물발자국이 육류의 물발자국보다 현저히 낮다. 즉, 매일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에 하루, 하루에 한 끼만 채식을 해도 환경 면에서는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커피 문제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탓에 커피는 한두 모금 마시고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시지 않고 버리는 커피양은 최소화하고 하루 2잔에서 1잔으로 줄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권광원 kwang@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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