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지구 온도 1.5도 상승을 피할 수 있는 기회는 2030년 이전에 없어질 것이라는 보고가 나와 충격을 자아낸다.
최근 가디언,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에 게재된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를 인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함에 따라 지구 온도 상승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탄소 예산은 ‘매우 적은’ 상태라고 밝혔다.
탄소 예산은 지구 온도 상승을 파리 협정의 한도 내로 제한하면서 방출할 수 있는 최대 탄소 배출량으로 현재 배출량 수준으로는 6년 이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6년이라는 계산은 2023년 1월에 시작됐으므로 실제로는 5년 2개월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이하 IPCC)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탄소예산을 5000억 톤으로 제시하면서 2030년대 중반쯤 1.5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IPCC의 예상치가 지난 2020년까지의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었다며 매년 최대치를 기록하는 탄소배출량을 2021년부터 다시 조사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이유로 에어로졸이 화석연료 사용량 감소와 함께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봤는데 에어로졸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이는 태양열이 대기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온도 저감 효과를 가져온다.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는 50% 확률을 위해 남은 탄소 예산은 약 2500억 톤이다. 하지만 올해 전 세계 배출량은 약 400억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1.5도 제한의 50% 확률을 유지하려면 배출량은 2034년까지 순 제로(net zero)를 이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구의 주저자인 로빈 램볼(Robin Lamboll)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교수는 “현재와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어지면 6년 뒤에는 지구 온도 상승폭이 1.5℃를 넘어설 것이다. 기후 변화와의 싸움이 무조건 6년 후에 패배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가 아직 강력한 하향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다면 1.5도 제한을 위해 싸우기에는 너무 늦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세계 지도자들이 나서 1.5도 제한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권유했다. 램볼 박사는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어렵고 가능성이 낮은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의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박사는 “정부는 배출을 통제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탄소 예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이유”라면서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데 6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6도 또는 1.7도로 제한할 수 있다면 이는 2도보다 훨씬 나은 시나리오다. 우리는 여전히 10분의 1도마다 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