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증가로 작물 생산량 증가하지만 영양가는 감소

  • 등록 2025.04.07 14: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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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 상승이 작물 생산성에는 일시적인 이득을 줄 수 있지만, 영양적 측면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밀과 쌀 등 C3 식물은 CO₂ 농도가 높아질 경우 광합성 능력이 향상돼 수확량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 성분의 함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영양 상태가 취약한 지역에서 단백질-칼로리 영양실조 및 미량영양소 결핍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남아프리카 트시와네 공과대학교의 펠릭스 D. 다코라(Felix D. Dakora)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작물의 영양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공 전도도와 증산 작용을 감소시켜 물 이용 효율은 향상시키지만, 동시에 질소 함량은 낮아져 단백질 함량이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밀의 단백질 함량은 약 7.4%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영양 변화는 단순히 단백질 저하에 그치지 않고, 전분 증가로 인해 탄수화물 중심 식단을 유지하는 지역에서는 당뇨병 위험 증가라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철, 아연, 구리 등 미네랄 함량 역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미네랄 결핍 지역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영양소 손실이 적은 품종의 선택과, 생체강화(biofortification) 특성을 유지하는 품종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콩과 식물을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들 식물은 대기 중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어, 이산화탄소가 높아져도 안정적인 질소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토양 내 탄소를 저장하는 나무와 관목 식재는 미생물 활동을 촉진해 토양 비옥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비료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 기술 역시 농업 분야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유전체학,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작물의 생장 속도, 수분 이용률, 영양 밀도 등 다양한 요소를 정밀하게 분석해, 기후 변화에 적응 가능한 품종을 보다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한편, 다양한 작물의 혼합 재배와 지역 생물다양성 활용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분산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특히 사막 주변 지역에서는 지역 환경에 적합한 식물종을 도입해 탄소 저장 및 토양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온도 변화, 극한 기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양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백질과 미네랄의 감소를 막는 것은 미래 세대의 영양 보장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식물성 식단으로의 전환 역시 온실가스 감축과 동시에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품종 개선과 친환경 농업 기술을 적극 지원한다면, 농가의 회복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엔지니어링(Engineering)'에 게재됐며, 기후 변화 시대의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 안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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