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리뷰] 비건 베이커리, 성수동 핫플레이스 입성

2021.04.13 13:34:00

트렌드는 돌고 돈다. 소수만이 영위하던 특정 문화가 어느 새 대세가 되기도 하고 한때 없던 선택권이 주어지기도 한다. ‘비건’ 얘기다.

 

과거 소수만 영위하는 특이한 문화쯤으로 여겼던 비건이 이제는 ‘핫플레이스’에도 스며들고 있다. 트렌디한 카페와 매장이 모여 있다는 성수동에도 비건 메뉴가 등장했다. 비건뉴스가 직접 비건빵을 맛보기 위해 성수동 루프탑 카페 베이커리에 방문했다.

 

채식주의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단계에 속하는 비건은 육류는 물론 어패류, 난류, 유제품도 먹지 않는다. 빵에는 기본적으로 달걀·우유·버터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건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성수동 디저트 카페 루프(LOOOP)는 달걀·우유·버터를 배제한 3無 베이커리 라인을 선보이면서 비건 수요층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비건이 꽤 확산됐다고 해도 소비자 수를 비교하면 수요층이 논비건보다 몇 배는 한정적이다. 특히 유통기한 내 판매·소비가 이뤄져야 하는 식품군에서 비건상품을 판매한다면 재고와 폐기라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루프의 비건라인 베이커리 판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새하얀 건물을 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루프의 외관은 깔끔했다. 내부도 ‘미니멀’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공간활용을 위해 빽빽하게 테이블을 들여놓는 여타 카페와 달리 충분한 거리와 여백이 있는 테이블 배치가 특징이다. 총 4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층마다 특색이 있다. 꼭대기 층에는 포토스폿이 마련돼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겠다.

 

 

이곳의 베이커리 메뉴는 비건·베이직 두 가지 라인으로 나뉜다. 빵 종류는 베이직 라인이 다양하지만 비건 라인은 ‘베러초이스’라는 루프의 비건 서브 브랜드로 기능성 빵을 내놓는다. 비건도 섭취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동시에 고단백·고식이섬유·글루텐프리·대체당 알룰로오스 등 건강한 장점을 살려 기호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 베러초이스 메뉴는 식빵, 베이글(베이직·블루베리·어니언), 머핀, 소보로, 고구마 앙금빵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각에는 아직 빵이 나오지 않아 30여 분을 기다렸다. 갓 구워진 베이글이 등장하자마자 종류별로 담아 구매했다. 곧이어 식빵도 나왔다. 머핀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지체돼 이날은 베이글로 만족했다.

 

 

구매한 품목은 ‘단백빵빵 비건 베이글’과 ‘단백빵빵 비건 블루베리 베이글’(3200원)이다. 사실 비건 소보로빵이 궁금했지만 빵이 나올 시간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일단 첫 방문이라는 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길을 알아뒀으니 출퇴근길에 자주 들르면 된다.

 

 

논비건 지인들에게 나눠줄 베이직 라인 빵도 종류별로 구매하고 포장을 기다리는 사이 방문객들이 비건빵을 유심히 보는 모습을 포착했다. 비건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안내문을 읽고 있었다. 비건빵만 있는 게 아니라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는데 발상을 바꿔보니 이렇게 효과적인 홍보도 없다.

 

비건빵만 판매한다면 이미 비건인 고객들만 방문할 게 뻔하다. 반면 루프는 라인을 두 개로 운영해 기존 비건 고객을 잡는 동시에 논비건 고객에게도 자연스럽게 비건식을 알리고 있었다.

 

포장한 빵을 들고 매장을 나섰다. 시식을 위해 비건과 논비건 4명이 모여 빵을 맛봤다. 후각과 미각이 예민안 시식자가 버터향을 구분해 냈다. 단번에 비건빵을 골라내더니 맛을 보고는 최근에 배달로 시켜 먹은 비건 베이글보다 맛이 좋다고 했다. 사실 기자의 미각으로는 차별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일단 루프는 최고급 재료만 사용한다고 자신 있게 공표해 놨다. 이를 읽고 먹어서 그런지 풍미가 더 느껴지기는 했다. 개인적으로 기본 베이글보다 블루베리 베이글이 더 입에 맞았다.

 

논비건 지인은 앙버터 빵과 무화과 빵을 맛보고는 감탄했다. 일단 앙버터 속을 채운 앙금이 다른 빵집과 확연하게 달랐다. 루프 앙버터는 수제 앙금을 사용해 단맛이 덜하고 팥 고유의 맛과 질감이 더 느껴진다고 했다. 특히 빵이 무척 부드러웠다는 게 시식평이다. 무화과 빵 역시 맛을 내기 어려운 베이커리임에도 빵의 풍미가 진하게 전해진다고 했다. 여러모로 빵다운 빵을 내놓고 있는 베이커리 카페인 셈이다.

 

총평을 내리자면 비건빵을 사기 위해 일부러 멀리서 찾아갈 정도는 아니다.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비건빵과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얘기다. 다만 성수동 핫플레이스를 경험하고 싶은 비건인이라면 꼭 들러야 할 스폿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원두로 구성된 커피 메뉴와 베이직 라인 논비건빵의 맛이 무척 훌륭하다. 소문난 베이커리를 방문하는 많은 고객이 비건빵에도 한 번쯤 눈길을 주길 바란다.

홍다연 hong@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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