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속 호주, 전 세계 기후 소송의 '핵심 무대'로 부상

  • 등록 2025.04.21 14: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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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기후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호주가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MJA–란셋 카운트다운(MJA–Lancet Countdown)’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호주 전역에서 고온 노출 지수가 37% 증가했으며, 이는 건강 위험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의 주저자인 맥쿼리 대학교(Macquarie University)의 폴 베그스(Paul Beggs) 교수는 “1970년대 이후 건강에 유해한 고온 발생 빈도가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건강 위험, 적응력, 완화 노력, 경제적 영향, 정치적 대응 등 5개 영역에 걸쳐 기후 변화와 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기후 관련 소송을 공식 지표로 포함한 첫 해로, 호주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소송이 제기된 국가로 확인됐다. 2014년부터 2023년 사이에 제기된 11건의 기후 소송에서 건강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으며, 법원은 기후 변화가 취약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검토했다.

 

 

보고서는 또 기후 대응 역량의 일부 취약점도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7년간 자원봉사 소방대원의 수가 17% 감소하면서 산불 대응 여력이 줄었고, 보건 부문의 탄소 배출 역시 2021년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호주는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최근 국가 기후 위험 평가를 완료하고, 건강과 사회 복지를 11개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로 분류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역학 및 인구건강센터의 힐러리 밤브릭(Hilary Bambrick) 교수는 “이번 평가를 통해 다양한 부문 간 위험 연계를 파악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호주의 전력 생산 중 약 40%가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며, 전기차 보급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호주의 전기차 판매량은 9만 8000여 대로, 전체 신차 판매의 8.47%를 차지했다.

 

란셋 카운트다운 보고서는 향후 5년을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의 ‘결정적 시기’로 규정하며, 관련 연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 기후와 건강 관련 논문 수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525편에 달했다.

 

이번 보고서는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 15개 기관 소속 전문가 25명이 공동 집필했으며, 기후 과학과 보건, 에너지 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보고서로, ‘오스트레일리아 의학 저널(Medical Journal of Australia)’에 게재됐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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