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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못난이 농산물의 신박한 활용법 “유기농 크레용부터 화장품까지”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지역 농가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으로 신메뉴를 개발해 휴게소에서 판매를 하던 한 TV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 30톤 유통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부탁한 전화가 화제였다.

 

못나서 상품성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일까? 요리에 쓰이는 농산물이 울퉁불퉁하든 매끈하든 생김새가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실제로 못나서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이 1년에 272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못난이 농산물이란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찍힌 자국이나 검은 반점, 모양이 비대칭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작물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농산물 중 13억 톤이 못생겨서 폐기되고 그 양은 전 세계 농산물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통 이러한 못난이 농산물은 매립지에 버려지는데 부패하면서 내뿜는 메탄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게 된다. 아울러 UN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못난이 농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은 러시아의 볼가 강에서 1년 동안 흐르는 물 만큼이나 많다.

 

 

여러모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할 수는 없을까?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는 리퍼브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고 피클이나 잼 등 가공식품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박한 아이디어로 폐기되는 농산물을 이용한 제품을 개발한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 회사 미즈이로(Mizuiro)와 그래픽 디자이너 키무라 나오코(Naoko Kimura)가 함께 버려지는 농산물로 크레용을 개발했다. 키무라는 크레용을 계속해서 입으로 가져가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안전한 크레용을 찾던 중 폐기되는 채소로 직접 크레용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만든 ‘오야사이 크레용(おやさい クレヨン)’은 기존의 파라핀 왁스로 만드는 크레용과는 달리 정미 과정의 부산물인 고체 쌀겨 왁스와 액체 쌀겨 기름으로 만든다. 여기에 크레용의 색을 내기 위해 으깬 과일이나 야채가루를 첨가한다.

 

 

좀 더 확실한 색 표현을 위해 식용 색소도 추가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크레용에 사용되는 안료의 30% 수준이다. 크레용은 10가지 다른 색상이며 각각의 색상에는 사과, 당근, 자색감자와 같은 크레용에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각 크레용에는 과일과 채소 향이 은은하게 나 아이들이 채소에 더욱 친숙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즈이로 관계자는 “무엇이든지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크레용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장난감 안전 표준으로 간주되는 유럽 장난감 안전 표준의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못난이 농산물을 사용한 업체가 있다. 바로 소셜벤처기업 ‘브로컬리’가 만든 바디케어 브랜드 ‘어글리시크(UGLYCHIC)’다.

 

지난 2월 ‘어글리시크’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충남 홍성의 유기농 복숭아로 만든 ‘오가닉 피치 이너젤’과 제주의 유기농 풋귤로 만든 ‘오가닉 그린탠저린 이너젤’ 2종을 공개했다.

 

그 결과 바디케어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목표 금액의 2400% 초과 달성을 이루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외모만으로 상품성이 결정되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했다는 점과 못난이 농산물의 가치를 ‘그냥 나답게’ 있는 그대로 보자는 브랜드 철학이 소비자의 니즈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브로컬리 김지영 대표는 “품질 좋은 유기농 과일을 활용해 우리 몸에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못난이 과일’을 활용한 선크림, 여성청결제, 샴푸 제품을 론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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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아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입니다. 신선한 뉴스, 잘 차려드릴게요!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2021년도 인터넷신문위원회 저널리즘 이슈포럼' 교육 이수했습니다.